뭐.. 아들녀석과 같이 할만한게 없나 찾아보다가 생각해낸 건프라.
아직 건담도, 작안의 샤아님도 알만한 나이는 아니지만.
아빠가 직접 만들어 준 장난감 정도의 교감이면 될 것 같아서...
  


일단은...
시중에서 파는 유아전용 완구가 아니다 보니 좀 약해서 곧 아들이 박살낼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이미 시험삼아 만들어준 GT5000은 네바퀴가 분리된 상태 ㅠㅠ




그리고 건프라 사진을 겸할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안타깝게도 싼거는 색이 좋지 않아....
도색하고픈 마음이 강하게 들었으나... 이것이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라.. 미적감각도 없고.
그래도 처음 끼워본 백마는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어....
옛날에 만들었던 미니 스튜디오 생각이 간절.. 근질근질하나... 귀차니즘도...

뭐.. 이것 저걸 떠나서 아들이 좋아하니 일단.. 당분간 주말에 하나 정도는 만들어줄까싶다.
그런데... 이거 은근 생각보다 만들기 힘드네..




데이빗 핀쳐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를 봤다. 기대 이상이 수작이다. 극을 구성하고 이끌어가는 연출의 힘이 느껴지고, 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데 없다. 수작인데 영화를 보고나서 허전함이 더 생긴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제목 때문일터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페이스북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됐다. 이 한줄의 소개가 이 영화에 대한 선입견들을 만들어 냈다. 페이스북에 관한 영화라는 소개 때문에, 혹은 그 설립과정을 다룬다는 점 때문에 페이스북이라는 요즘 잘나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소개와 이해를 줄 영화로 기대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이용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이 영화의 광고도 이런 오해를 부추겼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는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의 성공과 그 이면을 다룬 영화다. 다르게 표현해보면 온라인사회네트워크를 만들어낸 마크의 개인네트워크 파괴를 중요하게 다룬다. 어린나이에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회사를 만들어낸 성공담, 그렇게 밋밋하게 갈 수도 있었던 드라마를 재판이라는 소재를 통해, 회상이라는 방식을 통해 보기좋게 그려낸 수작이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다룬 영화는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에 등장하는 페이스북에 관한 묘사도, 한시간에 2만2천명, 백만명, 5억명 등의 방문자 수와 수백만 달러와 1억달러 그리고 현재 추산가치인 250억 달러와 같은 페이스북의 비지니스적 성공에 대한 수치들로 소개될 뿐이다. 페이스북의 사회적 효과와 가치에 대한 힌트는 얻기 어렵다.

당연히 이 영화는 SNS에 대한 교과서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 SNS에 대한 정의나 교훈을 찾고 싶었던건 그 서비스의 이용자인 내 욕심이었을 뿐, 매끈하게 수작을 뽑아낸 감독이 무슨 죄가 있겠나. 제목을 '마크'나 '더 페이스북'이 아닌 '소셜네트워크'로 뽑아 조금 오해할 여지를 만들었다는 것 말고 감독은 아무런 죄가 없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이런 오해와 넘치는 기대는, SNS에 대한 사회의 과한 기대를 반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SNS가 유행하자 누구는 '비지니스 모델의 혁신적 변화'를 이야기하고, 누구는 'SNS를 통한 정치혁명'을 이야기하는, 그런 과한 기대말이다.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논외로 하면, 페이스북은 새로운 서비스도, 사회적 영향력이 가장 큰 서비스도 아니다. 마크가 윈클보스 형제에게 얻은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이야기하는 '비개방성'을 이미 보여준 SNS의 원조라고 불리는 싸이월드, 마크가 페이스북을 세운 학교인맥을 몇년 먼저 보여줬던 아이러브스쿨이, 이미 10여년 전에 현재 페이스북 국내 이용자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어도 '비지니스모델의 혁신'도 'SNS 정치혁명'도 일어나지 않았다. 5억이라는 전지구적 친구가 있다고 해봤자, 소통은 역시 한글을 쓰는 국내 이용자에 한정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회적 관계관리 서비스라고 거창하게 번역되는 SNS를 가장 쉽게 번역하면 '인맥관리'다. 사람간의 관계를 관리하는 이 서비스를 너무 거창하게 바라볼 필요도, 너무 사업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없다. 마크나 윈클보스형제처럼 하바드 출신, 명문가 출신이 아니고서야 '인맥'이 실제로 경제적 도움이 될 일도 적다.

온라인에서 5억명의 친구는 무한대에 가까운 네트워크의 확장을 보여주지만, 그 네트워크의 질은 마크의 개인관계처럼 약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SNS라는 소통도구를 그대로 관계로 이해하거나 대체하면, 5억명을 친구로 맺어주느라 정작 자신은 단 한명뿐이던 친구를 잃는 마크처럼되기 쉽상이다.

영화를 보면, 명문 하버드 인맥을 이용해 수준높은 여자들을 꼬시겠다는 아이디어가 페이스북을 만들어냈다. 수백만달러보다 1억달러를 만들겠다는 한방적 욕심이 페이스북을 확장시켰다. 하지만 이런 의도와 달리 실제에서 페이스북은 그저 개인들의 소통과 네트워킹의 도구일 뿐이다.

영화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의 답을 찾을 수 없엇다고 했지만, 오히려 화려한 성공담이나, SNS의 기능과 가능성에 대한 장미빛 찬사보다, 마크 주커버그의 개인 네트워크의 파괴를 보여준 이 영화는 어쩌면 SNS의 본질을 보여준 걸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편의 여운이 사라지지가 않는다. 그래서다. 미드 'GLEE'를 보기 시작했다.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건 막장 드라마다.

글리의 배경은 오하이오의 한 도시의 고등학교. 실제 오하이오가 미국에서 어떤 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설정상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별볼일 없는 일상이 예정되어있는 시골도시로 나온다. 시골고등학교에서, 인기있는 미식축구팀과 치어리더팀에게 무시당하던 글리클럽이 대회를 통해 성장한다는 훈훈한 드라마일것 같지만, 글리는 그냥 뮤지컬, 코메디, 그리고 막장드라마다.

글리(GLEE)는 합창을 폭넓게 뜻하지만, 실제 드라마에서 글리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혹은 쇼가 가미된 합창을 이야기한다. 남격에 비춰보자면 넬라판타지아라기 보다는 에니메이션메들리에 가깝다. 좀더 남격에 비교해 설명하자면, 글리는 박칼린과 배다해가 없는, 그냥 엄청 노래 잘하는 남자의 자격 고정 멤버들이 존재한면.. 이런 분위기에 가깝다.

주인공들은 공주병 걸린 괴짜에, 우유부단한 쿼터백, 혼전임신한 치어리더이자 순결클럽 회장, 아기는 잘 키울 자신이 있지만 눈에 띄는 다른 여자들과 계속 사귀고 싶다는 미식축구선수까지 다양하다. 이 캐릭터들이 꺼내놓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아침 시간에 방영해도 될만큼 막장이다. 출생의 비밀과 배다른 동생을 사랑한다는 이야기 정도를 빼면 막장이라고 부를만한 요소를 다 보여주는 드라마다. 물론 이런 막장들이 귀엽기 그지 없지만 말이다.

어쨋든 한참을 잘 만들어진 스토리를 힘있게 끌고가는 드라마에 빠져있던 내가 글리에 빠져든건 노래와 퍼포먼스 때문이다. 롤링스톤즈, 비틀즈의 고전부터 비욘세와 레이디가가의 노래까지를 멋지게 편곡해서 불러내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못지 않은 퍼포먼스를 매회 보여주는데 눈길을 뗄수가 없다. 왜 미국서 인기를 끌고 이름있는 뮤지션들이 카메오로 출연을 이어가는지를 이해가 될 만큼 흥겨운 퍼포먼스를 만들어낸다.

거기다 게이, 아시아계, 장애인등 소수자에 대한 전혀 따듯하지 않지만 직설적인 시선도 꽤 마음에 든다. 게이소년은 아버지를 위해 미식축구 게임에 출전하기도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커밍아웃을 늦추진 않는다. 장애인 소년은 휠체어를 이용해 누구보다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글리대회 출전을 위한 장애인 버스보다 학교에 경사로를 설치하자고 말한다. 두 게이아빠에게 입양된 유태인 소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권단체를 들먹이며 교장을 협박하는 장면은 통쾌하기 그지없다. 시선보다 소수자로서 자기 정체성을 당당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는게 정확한 표현을 듯하다.

슈퍼히어로와, 잘짜여진 스릴러와, 피와 토막시체가 즐비하던 미드에 지쳤다면 추천할만한 미드가 글리다. 귀에 익은 노래들이 잔뜩 담긴 엄청난 양의 OST와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글리 멤버들의 공연실황까지 패키지로 즐길수 있으니 눈과 귀가 동시에 즐거워지는 드라마다.

 

"역시 무한도전".
무슨 다른 수사가 필요할까요. 역시 무한도전, 이래서 무한도전 입니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도전이 무한도전의 정신이라면 기록경기가 아닌 권투는 승패가 명확하게 나뉘는 무한도전스럽지 않은 경기입니다. 게다가 한-일전은 항상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경기이니 이 또한 무한도전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런 자극적이고 전형적인 소재를 가지고 전혀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무한도전은 한일전에서 국가를 지워버리고, 복싱에서 승패를 지워버립니다. 국가와 승패를 지워버리니 그 자리에는 땀과 혼이 만들어낸 인간의 드라마가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한일전? 선수들의 땀의 대결!!

일본에 대한 오랜 적대감은 스포츠를 일본에 대한 감정적 복수의 도구로 만들어버린것 같습니다. 한일전 패배의 원인은 종종 선수들의 기량이 아니라 정신력의 부족으로 표출되고, 중립자인 해설자도 가끔 편파적인 해설을 하기도 합니다.

경제력에 맞게 빠방한 지원을 받는 일본선수와 맞서 싸우는 정신력 강한 한국선수. 객관적 실력과 여건이 뒤지더라도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든 이겨야하는 상대와의 숙명의 대결. 이런게 한일전의 전통적인 컨셉입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런 대결컨셉을 쫓지 않고 두 선수의 삶과 노력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이 전형적 부유한 일본선수 이미지를 기대했다가 허름한 쓰바사 선수의 체육관을 보고  허탈해하고, 쓰바사 선수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일본선수를 응원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은 전형적이어서 이제는 지겨운 한일전 컨셉을 부숴버립니다. 작년의 봅슬레이 특집에서는 전형적인 한일라이벌 관계를 부각시키던 무한도전이지만, 선수들의 삶과 노력에 포커스를 맞추니 국가간의 경쟁도 무색해집니다.

결국 무한도전은 선수들의 땀과 노력의 경쟁, 의지와 의지의 대결이라는 스포츠 본연의 정신을 되살립니다. 스포츠의 제전으로 스포츠 정신이 구현되어야 하는 국제경기들마져 범죄인 사면의 도구나 경제발전의 계기로 둔갑해가는데, 버라이어티에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되살린 셈입니다.

승패? 경기후 두 선수의 진한 포옹!!

버라이어티, 즉 웃음과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만큼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무한도전이 명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바로 경기가 끝난 후 두 선수의 진한 포옹과 무한도전 멤버들이 경기에 패한 쓰바사 선수를 위해 흘린 눈물입니다.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는 이유는 무한도전이 승패를 지워버렸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은 시합성사부터 훈련과정 그리고 버라이어티에서 복싱경기를 중계방송하는 파격을 시도했으면서도, 정작 이 과정의 결말인 승패판정 부분은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승패가 없어지니 두 선수의 땀과 노력을 주먹으로 나눈 경기는 그 하나하나의 펀치가 모두 소중한 것이 되었습니다. 승자의 주먹과 패자의 주먹으로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선수의 포옹이 승자가 패자를 향해 배푸는 위선의 포옹이 아니라 진짜 우정의 포옹으로 보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쓰바사 선수를 향해 흘린 눈물은 동정의 눈물이 아니라 그 땀과 노력에 대한 존경의 표시, 어려운 여건에 대한 안쓰러움의 눈물이 됩니다.

승패에 대한 정보를 무한도전 제작진이 제공하지 않아서 최현미선수의 방어전 승리라는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했고 자신의 의지를 주먹에 실어 보여주었다는 진실은 고스란히 전달되었습니다.

한일전 승리의 쾌감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랬다면 어느 한 선수의 노력은 세상에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승패의 쉬운 이분법 대신 두 선수 모두의 노력을 보여주고 그에 감동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명장면입니다. 승패 대신 다음 최현미 선수의 시합을 안내했습니다. 그래서, 역시 무한도전 입니다.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스포츠 정신을 살리자.

일본 만큼은 안되지만 한국의 경제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열악한 조건에서 운동하는 선수가 있는 것은 한국이 경제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돈되는 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에만 자본을 쏟아붇고 정작 스포츠 기반시설과 다양한 종목에 대한 관심을 쏟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계 챔피언이 방어전 치를 비용도 못 버는 나라가 올림픽을 유치한다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서 올림픽 시설을 짓습니다. 그래서 누구는 땅값이 오르고 누구는 도지사 재선에 성공합니다만 여전히 세계챔피언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흘린 땀을 지켜주지도 못하는 나라가 올림픽을 유치한다고 범죄자 재벌회장까지 사면해 줍니다. 범죄자 재벌회장의 로비(좋은 말로는 유치전이라고 하는)를 통해서 올림픽만 유치하면 국격이 높아지고 경제가 발전한다고 합니다만 그런다고 최현미 선수를 비롯한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의 운동환경이 좋아질까요?

국격을 높이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땅값을 올리고, 지지도를 올려주는 스포츠행사에 목메느라 정작 스포츠 정신은 잊은지 오랩니다. 이제 선수들의 땀과 플레이에 집중할 수는 없을까요?

무한도전처럼 말입니다.


덧.
좀 곁다리의 이야기입니다만, 기왕 권투이야기와 반일감정이야기가 나왔으니 몇자 더 적어봅니다. 스포츠를 별로 즐기지 않는 제가 본 가장 우스운 일본에 대한 적대감정 표출은 '내일의 죠'라는 권투만화가 한국에서 방영되면서 생겼던 에피소드 입니다.

70년대 유명 일본 만화 '내일의 죠'를 에니메이션의 거장 데자키 오사무가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내일의 죠'란 권투만화영화가 90년대 초반에 MBC에서 '도전자 허리케인'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주제가를 김종서가 불렀었죠. 당시 고등학생이던 저는 이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서 저녁을 굶곤 했었습니다. (어린이 대상으로 편성되어서 고등학교 저녁시간과 겹쳤습니다.)

그런데 시청률도 좋았던 이 만화영화가 어느날 갑자기 중단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호들갑 인터넷 언론이 없던 시절이라 갑작스런 중단의 이유도 모른체 몇년을 보냈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야 원작을 접하고, 방송중단의 이유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90년대 초반의 아동 만화영화는 외국작품의 인물이름과 배경등을 한국에 맞게 바꾸어 방영하곤 했습니다. 일본 만화인 독수리 오형제의 주인공 이름이 모두 한국이름인 이유죠.

내일의 죠 역시 도전자 허리케인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면서 한국선수의 성장기로 내용이 변했죠. 문제는 죠가 세계타이틀 매치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대전상대로 한국선수가 등장하게 된거죠. 아무리 이름과 배경을 바꾼다고 해도 원래 일본선수인 죠를 한국선수로, 원래의 한국선수를 일본선수로 변신시키는 것은 설정의 무리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시의 정서상 일본선수가 한국선수를 이긴다는 내용의 만화영화를 그것도 어린이 시청시간에 내보내는 일은 용납이 되지 않았죠. 때문에 극전개 중간에 만화를 중단시켜 버렸습니다.

덕분에 원작을 못보고 MBC에서 방영하다 중단한 '도전자 허리케인'만 본 시청자들은 내일의 죠의 저 유명한 엔딩장면과 대사, 죠가 죽기전에 내뱉는 "하얗게 불태웠어"를 알지 못하게 된거죠. 이 명장면은 케로로를 비롯한 수 많은 만화와 에니메이션에서 패러디되었는데요, 어설픈 반일감정의 표출이 모두 웃을때 혼자 못웃는 사람들을 만든 셈입니다.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위의 손가락을 꾸욱~. 주권닷컴에 동시 발행한 글입니다.

파트 1. 최고의 3분이다.

대작 드라마의 모든 갈등이 정점에 달하는 최고의 순간도 있고, 숫자에 연연하는 이들이 꼽는 최고 시청률의 1분도 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프로그램 편식이 좀 심하다는 것을 전제로, 근 10년 안의 최고의 3분이 나왔다. 바로 무한도전이다.

사실 이번 식객프로젝트는, 무한도전이 그동안 만들어 냈던 쟁쟁한 대형 프로젝트와 비교할때 좀 밋밋했다. 임팩트가 없어서 였을까, 반대로 구설수는 많았다. 정준하 밉상 논란에, 영어논란에, 음식비하 논란이 일었다. 뭐 개인적으로 이런 구설수를 보면서 든 생각은, '저 사람들은 턱시도 차려입고 정좌하고 앉아서 무한도전을 보는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었다. 물론, 주말예능 프로그램을 보는데 음식의 소중함과 영어실력과 예의바름을 찾겠다는걸 비난할 수는 없다. 뭐, 나는 저런 소재의 논쟁에 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는 느낌정도랄까?

짜증이 났던건 찌라시들의 호들갑이었다. 중앙일간지부터 듣보잡 인터넷 신문까지 화면캡쳐와 인터넷 댓글 ctrl+c, ctrl+v한후 제목만 자극적으로 뽑아 낚시질에 동참했다. 삼족을 멸하던 봉건시대도 아니고 개인의 이름을 놔두고 '타블로형'이라는 개념없는 단어를 쓰며 낚시를 하는 '기자'라는 인간들이 정준하의 예의없음을 지적질하고, 이런 제목 장난질로 트래픽이나 노리는 '편집자'들이 길의 음식장난을 비하했다. 정말이지 웃기잡는 일이다.

무한도전의 비틀즈 패러디 '미안하디 미안하다'는 이런 호들갑에 대한 무한도전식 화답이다. 팬과 시청자들에게 "재밌으라고 한건데 눈에 거슬리셨나요? 그럼 다른걸로 웃겨드리죠"라고 말하는듯 하다. 구설수들마저 웃음으로 버무려 식객 프로젝트의 훌륭한 디저트로 선사하니 진정한 식객은 김태호피디를 포함한 무한도전의 제작진이다. 

무도의 이번 비틀즈 패러디는 가히 '최고의 3분'이라 부를만 하다. 어떤 프로그램이 외부의 논란까지 프로그램 안으로 버무려 이런 명장면과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래서 정말이지 "무한도전, 사랑하디 사랑한다"



파트 2. 미안하디 미안하다가 사과?

이 패러디의 제목 '미안하디 미안하다'에서 쾌감을 느낀건 나 뿐일까?

대부분 논란을 겪은 프로그램이 내는 사과는 '정중히 사과합니다'이다. 방송의 공공성 혹은 허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사회에서 논란에 대한 사과의 제목을 '미안하디 미안하다'로 뽑을수 있는 프로그램, 연예인은 없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논란에 대한 패러디의 제목을 '미안하디 미안하다'로 뽑았다. 머리숙여 사과할 만한 죄를 지은게 아니라 '우리의 웃음코드를 이해하지 못했다니 유감이다'고 웅변하는 듯 하다. (괜히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는게 혹여 '무한도전 사과의 진정성 없다'는 고리타분한 또다른 논란이 될까 무섭기도 하다.) 유감을 가진 시청자들에게는 사과를, 이 웃음코드에 열광하는 나 같은 추종자들에게는 또 다른 열광거리를 동시에 던져준다.

논란이니 비판이니 호들갑을 떨며 달려들었던 하이에나 기자들을 향해서도 '이렇게 해명했다'와 같은 기사거리를 던져주는게 아니라 '미안하디 미안하다'고 던진다. 찌라시에 대한 조롱마져 느껴진다. 더 짜릿한건, 이 기자들이 '무한도전 사과'라는 기사를 또 써내고 있다는 거다. 게시판에서 건진 댓글를 '논란'으로 만든 기자들이 이번에는 '미안하디 미안하다'라는 패러디에 '사과'라는 엄숙함 표현을 가져다 붙인다. 패러디 하나로 기자들이 "초딩 각하가 메롱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와 같은 글을 쓰게 만들어 버렸다. 통쾌하기 그지없다.

무한도전, 진정으로, 사랑하디 사랑한다.

무도빠를 실망시킨 일자리 특집

무한도전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내로라 하는 특집들은 무한도전 시리즈중 가장 웃긴 특집은 아니었다. 모델특집이나 스포츠댄스 특집 등의 무도의 기본 컨셉인 캐릭터들의 도전기를 다루는 특집들은 출연진들의 성장과정과 성공후 질질짜는 모습에 까지 감정을 이입시키며 시청자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만들었냈다. 또 무인도 특집이나 좀비특집은 서버이벌과 호러같은 장르를 버라이어티로 만들수 있는가에 대한 제작진들의 무한도전이었고 기존 버라이어티와는 전혀 다른 편집과 영상을 통해 기획력 혹은 퀄리티에 대한 만족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무한도전은 '정말 재미있었다'는 평보다 '감동적이었다' 혹은 '신선했다'는 평이  올라오는 드문 버라이어티다. 

그리고 이런 무한도전의 특징들이 다른 버라이어티에 비해 충성도 높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꼽 빠질정도로 재미있지 않아도, 열광할 무언가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자연히 열성적인 팬들이 많은 것이다.

이런 눈높이에서 볼때, 이번 무도의 일자리 특집은 '무성의'해 보인다. 세심한 기획의 흔적도, 열광할 만한 무엇도 없다.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나오는 다른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 실망이다.

그냥 체험 직업현장으로 만들거나 결방하지 그랬나?

이번 무한도전은 '일자리가 미래다'라는 MBC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날 MBC는 정규방송을 취소하고 12시간짜리 일자리 특집을 내보냈고, 그 가운데 무한도전만 '일자리특집'이라는 타이틀로 정규방송으로 방영되었다. 물론 일자리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MBC가 이런 특집을 방영한 것에 대한 불만도, 사회적 문제나 소외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던 무한도전이 버라이어티임에도 사회적 문제에 대한 특집을 만드는 것에도 반대하지는 않는다.

실망의 이유는 낮은 퀄리티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비인기스포츠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했던 특집들의 효과는 어떤 캠페인보다 훌륭했다. 지난 봅슬레이 특집은 봅슬레이 경기장도 없이 얇은 선수층으로 국가대표 선발전마져 일본에서 치뤄야하는 실상을 사회에 환기시키는 방법으로 일본의 연습장면, 장비수준들을 디테일하게 다뤘다.

그러나 이번 일자리 특집은 밑도 끝도 없다. 무작정 봉고에 타고 시장으로 김치공장으로 나가 일을하고 봉투를 받고 돌아온다. 공익성을 띈 특집으로서 이번 무한도전은 상황에 대한 어떤 환기도 시키지 못했다.

실업문제의 실상을 다루고자 했다면, MBC 입사시험을 다뤘던 지난 특집이 구직도전으로 더 적절했을 테고, 핸드볼특집이나 연말콘서트처럼 구직자들을 만나 그들이 이야기 혹은 사는 모습을 담고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포멧을 진행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터다.

이른바 직업 체험이라는 형식은 좀 당황스럽다. 일자리의 문제는 구직자가 직업의 다양한 유형을 알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이런 직업들이 있다고 소개하는 것은 일자리문제에 대한 주의환기도,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도 아니다.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시장 식당배달이나 수공업 공방과 같은 통상의 저임금 일자리는, 각하께서는 희망을 갖고 도전해볼만한 일이라고 하실지 모르나, 오히려 일자리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취직이 취미활동이 아닌 이상 일자리문제는 일자리 수입을 통한 삶의 질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물고기를 무서워하는 노홍철이 수족관에서 일하는 체험은 실업난에 전공에 관계없이 너도나도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분위기나 최저임금마져 깍으려고 하면서도 비정규직에 희망을 갖고 도전하라며 불안하고 불만족스런 일자리를 강요하는 각하의 말씀이 생각나 씁쓸하기까지 했다.

'체험직업현장' 특집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질낮은 일자리에서도 자기 몫을 묵묵히 하는 직업의 현장을 체험하는 특집이었다면 모르겠으나, 지금도 저임금의 질낮은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 이런 일자리들을 소개하면서 '일자리특집'이라는 제목은 당혹스럽다.

무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다. 잘하자.

이번 일자리 특집은 무한도전 본방이 아니라, 체험 삶의 현장에 나온 무도멤버들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무도가 시사프로그램도 아닌데 사회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설프게 다룰 거라면 다루지 않는 편이 나았을 거란 지적은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실업난 경제난에 무한도전이 할 일은 어설픈 일자리 특집을 만드는게 아니라, 본래의 수준높은 버라이어티로 시청자들을 잠시나마 즐겁게 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답게 가자. 

이른바 패떳 대본공개가 논란이다. 논란의 이유는 '리얼버라이어티에 대한 시청자의 믿음을 배신한 뭐뭐뭐'다. 그냥 일축한다. 왜이래? 아마추어같이.

가장 말이 많은 이른바 '국민남매 연출' 부분이다.

'효리, 죽비로 재석을 x침
     재석 : 야 효리야! 너 자꾸 왜그래
     효리 : 재밌어! 예진어 너도 해봐
     재석 : 아니. 하긴 뭘해봐
'효리 재석 티격태격


방송의 대사와 다르다. 방송에서는 훨씬 많은 대사와 에드립이 나왔다. 그리고 실제 시청자, 아니 적어도 내가 웃었던 부분은 대사보다는 유재석이 수년간 구축해왔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한 표정과 액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통칭, 대본이라 불리는 저 간단한 몇개의 문장에서는 아무런 웃음도 나지 않는다. 다만 저것은 제작진이 준비한 설정일 뿐이다. '유명연예인들이 농촌을 배경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살려서 웃음을 만든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패떴의 기본 설정의 단순한 응용일 뿐이다.

저정도의 설정은 농촌다음에는 화면이 겹치지 않게 어촌을 찾아가는 설정이나, 매기를 잡는게 재밌을지, 닭을 잡는게 재밌을지를 결정하는 정도의 설정과 다를바가 없다.

저정도의 설정이 들어간 것을 가지고 '리얼이 아니다'고 할 정도라면, 진짜 리얼버라이어티는 '몰래카메라' 뿐이다. 이나마도 상황설정을 배제한 몰카여야 리얼이라는 칭호를 얻을테고, 그럼 아마도 재미없어서 아무도 안볼거다.

'리얼'은 지향. 무도, 1박, 패떳 모두 그냥 '버라이어티'일 뿐

심지어, 무도나 1박2일과 비교해 패떳은 리얼이 아니다는 주장은 황당하다. 무도를 한국최고의 리얼버라이어티라 이미 여러번 칭송한바 있는  무도빠인 내가 봐도 저것은 억지다.

설정으로 따지면 무도가 가장 설정이 많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캐릭터들에게 의존하는 1박과 패떳에 비해, 무도는 매회 아이템을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캐릭터들의 세세한 설정을 더한다. 가령 정형돈은 항상 여장을, 박명수는 항상 악마역을 분장과 상황까지를 세밀하게 설정한다. 내가 무도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설정을 너무 잘해서이지, 이들이 아무 설정도 없이 이렇게 웃기리라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버라이어티는 절대 리얼하지 않다. 방송에서 리얼리즘을 표방하고 또 실현하는 장르는 뉴스(시사)와 다큐 뿐이다. 리얼버라이어티란 리얼형식을 소재로 삼는 것 뿐이다. 버라이어티가 영화를 패러디한다고 그것이 영화가 되지 않는것과 같다.

그래서 이번 대본논란의 호들갑은 방향이 잘못됐다. 패떳이 버라이어티로서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설정을 한것은 아무런 잘못도 논란거리도 될 수 없다.

차라리 아무 의미없이 그냥 프로그램에 훈훈함을 더하기 위한 어르신들의 관광장면 삽입이나, 8-9명이 더덕 한바구니 캐고 어르신들의 일을 돕고 있다는, 어설프고 감동도, 재미도 없는 설정을 비난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이정도를 빼면 패떳은 저런 대본과 설정들 때문에 참 재밌다.

'버라이어티'다. 왜이러나. 아마추어같이.

   

뉴스에도 이런 설정이 나오는 세상에, 버라이어티가 뭘.

무한도전 you & me 콘서트편이 방영되었다. 뭐. 결론을 잘라 말하자면 '올해 최악의 무한도전'이었다.

이번 무한도전은 '무자막, 무편집'의 무한도전이었다. 각 공연들이 마치 뉴스처럼 하나하나 나열되었으며, 전체적인 콘서트의 통일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거기다 곡명과 가사를 제외한 무자막 편집은 무한도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가수가 아니다. 이들의 삑사리투성이 노래에 열광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 같았으면 그 수준낮은 노래를 소재로 삼은 위트있는 자막이 재미를 더했겠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박명수의 오동도 라이브는 무한도전을 통해서 방영되었을때 대박이었던 것이지, 가요프로를 통해서 그 모습을 봤다면 당연히 '짜증나는' 삑사리일 뿐이다.

이번 '재미없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의 인기에서 제작진이 어떤 영향력을 끼쳐왔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쫄쫄이를 입고 몸개그에 중점을 두던 무한도전 첫번째 시즌과 달리 요즘의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려주는 자막과 정성들여 찍은 장면들을 고급스럽게 편집해, 인위적인 웃음보다는 전체적인 웃음과 감동을 주는 프로로 진보해왔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이런 프로그램이 된데는 멤버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제작진의 기획력과 편집능력이 큰 역할을 해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이 무도팬들이 무도멤버들 못지 않게 김태호피디를 사랑하는 이유다.

이것은 무한도전의 파업이다. 그리고 지지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무한도전의 제작진은 '파업'중이다. 제작진의 공백은 나열식 편집과 무자막이라는 최악의 무한도전 방영분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이 재미없는 무한도전을 두고 제작진의 생산거부를 탓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스타를 내세우는 프로그램이었다면, 그 스타를 보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제작진에게 탓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비중과 제작진의 비중이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등 멤버들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제작진의 프로그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천하의 유재석도 제작진 빠진 무도에서 웃기지 못했다'는 이번 방영분이 그 확실한 증거라고 본다.

결국 일부 언론에서 이야기하듯이 MBC의 파업으로 무한도전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한도전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거란 이야기다. 그리고 다른 외주제작 버라이어티와 달리 사회에 대한 위트있는 풍자도 과감하게 던졌던 그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번 무한도전의 파업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

'편파적(?)인 자막으로 웃기지 말고 몸개그나 해라'는 언론악법에 무도 제작진이 파업을 벌이는 것을 어떻게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경영합리화란 이름으로 스타들 불러다 외주제작으로 무도를 돌려 버릴지도 모르는데 어찌 파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가?

무한도전의 제7의 멤버, 제작진들이 벌이고 있는 무한도전 '파업특집'에, 무도의 오래된 팬으로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마봉춘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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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등의 정보는 인터넷을 이용하고, 연속극은 질색인 제가 TV를 즐겨보는 이유는 버라이어티 때문입니다. 물론 시간이 여의치 않아 대부분 케이블을 통한 재방송을 통해서 보긴 하지만 시간이 날때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을 봅니다. 본방사수를 하는 매니아는 아니더라도, 공중파 케이블의 여러 버라이어티를 챙겨서 보는 버라이어티 팬인 제가 요즘  버라이어티들에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2주편성 시스템입니다.

무도, 패떳, 1박2일.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버라이어티들은 한 에피소드를 2-3주에 걸쳐 방영합니다. 패떳과 1박2일은 2주편성이 거의 고정됐고, 무한도전 정도가 적은 분량의 특집의 경우 1주 편성을 하기도 합니다.

스토리전개가 있는 연속극도 아니고, 좀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시간때우려고 보는 버라이어티의 후반부를 보기 위해서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조금 짜증나는 일입니다. 특히 버라이어티들이 특정한 포멧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경우 이 짜증은 점점 도를 더해갑니다.

패떳과 1박2일이 한번(1박2일간)의 촬영분량으로 2주를 편성하다보니, 시청자들은 등장하는 캐릭터도 똑같고, 의상도 똑같고, 배경도 똑같은 장면을 2주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간간이 옷을 갈아 입거나 장소이동을 하기도 합니다)

패떳의 경우 1주차에 집결, 미션하나, 저녁식사, 게임하나, 2주차에 순위결정, 취침에피소드, 식사당번게임, 아침식사, 미션하나, 해산의 구성을 반복합니다. 물론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이런 포멧위에서 캐릭터들이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계속되는 반복이 어느정도 지겨운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별 재미가 없는 에피소드가 2주로 나뉘어 방영되는 것은 참기 힘들죠.

물론 스튜디오 촬영이 아닌 지방로케와 1박을 해야하는 두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리고 국내 톱스타들을 포진시킨 출연진의 구성상, 매주촬영은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2주 1회의 1박2일 촬영으로 2주분 분량을 뽑아낼수 밖에 없습니다. 즉 "재미있는 분량이 많아서 2주로 편성"한 것이 아니라 "2주로 방영하기 위해서 별 재미없는 장면도 삽입"되었다는 느낌을 종종 받게된다는 것입니다. 주말 황금 시간대에 일어나는 전파낭비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2주편성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최근의 무한도전은 신선한 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한 버라이어티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물론 기존에도 무한도전은 독창적인 편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한에피소드를 4주편성을 하는가 하면, 다수의 에피소드를 모아 1주편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의 편성의 특징은 분량이 아니라 재미를 중심에 둔다는 것입니다. 가령 논란이 많았던 좀비특집의 경우, 1-2주 편성으로 준비되고 촬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다'는 판단하에 '28분편성'이라는 특단의 편성을 선택합니다.

그중 대부분의 시간을 또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패러디 하는데 할애하기도 하고, 그래도 남는 시간은 전진을 괴롭혔다며 욕을 먹었던 '빨리 일어나주길 바래'특집을 급조해서 1주 편성으로 내보냈습니다. 정해진 편성시간을 정해진 하루 혹은 1박2일의 촬영분으로 채우는 편성이 아니라,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기획을 모아서 한주를 편성하는 방식의 버라이어티인 것입니다.

최근 방영된 에어로빅과 달력제작, 두개의 에피소드는 무한도전의 이런 장점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에어로빅 특집이 대회전날 모여서 연습을 시작하고 다음날 대회에 나가는 정도의 촬영분으로 편집되었다면 2주편성도 길게 느껴질만큼 지겨웠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무한도전의 캐릭터들이 전성기만큼 못 웃기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무한도전은 무려 3달에 거쳐, 동네 에어로빅센터에서 부터 수차례의 국가대표로부터 훈련, 지옥훈련, 무대적응훈련, 본무대, 거기에 개별멤버들의 연습과정까지를 담아냅니다. 에어로빅 연습이라는 한 소재를 2주나 방영했음에도, 시청자들도 동작의 순서를 외울정도였으면 이런 편성이 지겨워야 함에도, 무한도전 에어로빅 특집을 기어이 3회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3달간 시간의 흐름과 노력을 보여주는 최소 10회 이상의 촬영과 다양한 에피소드들 때문입니다.

달력특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1주 편성이었던 아이템을 1년이 지나 또 우려먹으면서도 무려 2주반 편성을 하는데도 또 보게 되는 것은 무려 1년여간 촬영한 다양한 화면과, 캐릭터와 프로그램의 1년간의 역사와 매치시켜내는 구성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화면과 아이템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패떳은 저녁식사후엔 순위선정을 할 것이라는 것을, 1박2일은 숙소도착후 잠자리 복불복과 야외취침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 할 수 있지만, 무한도전은 에어로빅 대회에 나갈 것이라는 큰 예측을 제외하면 다음 화면에, 다음주에 무엇을 할 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그것이 제가 무한도전만은 본방사수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박2일의 인기가 주춤하고, 패떳의 상승세가 수그러듭니다. 리얼버라이어티가 반복되는 패턴에 먹혀버린 탓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3년을 이어오면서도 끊임없이 변신하는 무한도전에서 답을 구해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you & me 콘서트 리뷰
천하의 유재석도 파업 앞에선 웃기지 못했다. [블로그파업]

단연 패러디의 제왕,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그간 미디어의 여러 장르를 패러디해왔습니다. 무한도전의 패러디는 기존의 연예프로그램들이 단순히 대중들에게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과는 달리, 패러디 대상들의 장르적 특성을 재현하고 혹은 재현하는 과정을 담아냄으로서, 새로운 유형의 버라이어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실제 출연했던 이산특집,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과 경기를 했던 올림픽 특집이 '도전'을 테마로 이들 장르를 경험하는 포멧이었다면, 호러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버라이어티와 접목하려했던 [좀비특집], 드라마 장르를 패러디했던 [드라마특집], 스포츠 장르를 패러디했던 [전국체전특집] 등은 장르적 특성을 충실하게 버라이어티내에서 재현하려 시도했던 특집입니다.

이런 무한도전의 패러디와 장르 모방은 무한도전의 포멧을 다양화해서 '질리지 않는 버라이어티'를 만드는 힘이자, 캐릭터들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가는 힘이기도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코미디 혹은 버라이어티에서 패러디하기 시작한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흘렀고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패러디를 하지만, 장르적 특성을 충실하게 재현하려고 하는 무한도전의 패러디는 단연 압권입니다.

무한도전 PD특공대,
김태호PD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이번 무한도전의 [PD특공대]는 속칙 PD저널리즘이라 불리는 미디어의 저널리즘 양식을 빌어와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무한도전이 저널리즘을 패러디한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 [무한뉴스]를 통해서 뉴스를 패러디했고, 바로 이전 특집인 [지못미특집]의 후반부에는 연예저널리즘을 패러디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주 무한도전을 보면서 내심 흥미로웠던 것은, 왜 김태호PD가 PD저널리즘을 소재로 삼았는가 입니다. 그것도 이전 특집을 통해서 연예저널리즘을 비꼰 바로 다음 특집에서 말이죠.

지난 지못미 특집에서는 실제 이슈도 아닌데 수십명의 기자가 달려들어 취제경쟁을 펼치는, 하이에나가 고기 덩어리에 무리지어 몰려들듯이 이슈가 생기면 개때처럼 달려드는 일명 하이에나저널리즘, 연예저널리즘을 패러디해서 웃음을 줬었습니다. 무한도전 혹은 김태호PD의 연예저널리즘에 대한 냉소가 느껴지는 특집이었습니다.

반면 이번 PD저널리즘을 다룬 특집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일단 PD저널리즘이 촛불정국과 맞물리면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포함한 보수세력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보수세력의 보복성 인사로 KBS는 사장이 갈리기도 했습니다. PD저널리즘에 대한 보수세력의 칼날이 서슬퍼런 이 시기에 PD저널리즘에 대한 패러디는 다소 위험한 선택일수 있고, 또한 저번 네멋대로 해라 특집처럼 결과물만을 상영해도 되는 내용을 굳이 PD수첩의 세트와 구성을 빌어 PD저널리즘을 재현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이에나 저널리즘은 시니컬하게 패러디했던 무한도전이, PD저널리즘은 제작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공을 들이는 모습에서는 일면의 따듯함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물론 무한도전은 버라이어티고, 장르들에 대한 패러디는 철저하게 재미를 위해서 배치됩니다. 완성도 있는 패러디를 잘 배치해 웃음을 끌어내는 무한도전 제작진의 능력에 매주 감사할 따름이죠. 이번주 PD특공대 특집 역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노홍철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터무니없는 내용을 PD의 권한을 이용해 만들어낸 노홍철편을 가장 비중있게 다룬 것을 보면, 역시 무한도전이 정치색을 띄며 PD저널리즘을 옹호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분들은 이번 특집의 노홍철편을 통해서 무한도전이 PD저널리즘의 폐해를 꼬집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연예저널리즘에 대한 패러디에 비추어 보면, 저는 오히려 PD저널리즘을 따듯한 시각으로 재해석했다고 보입니다. 물론 재미라는 버라이어티적 가이드라인 안에서 말이죠.

저는 김태호 PD의 속마음이 궁금합니다. 왜 굳이 PD저널리즘을 패러디 했는지 말이죠. 아 물론 김태호PD는 재미를 위해서 가장 좋은 소재를 그냥 가져다 쓴걸 수도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닭장차부수는 촛불폭도만 보이듯이, 저도 제맘에 맞는 무한도전의 좋은 면만을 찾으려고 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다소 그렇다 쳐도 김태호 PD의 속마음은 정말 궁금합니다.


덧. 하나. 정형돈의 전격 문근영 프로포즈는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덧. 둘. "노오오옹철~♪"이 머리에서 안 지워져요.

1박2일의 부산편 방영을 계기로 '사직구장 논란'이 다시 일어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1박2일 팀이 야구팬들을 불편하게 했는가하는 문제는 이미 여러분들이 포스팅을 하셨고, 제작진 측에서도 해명이 있었으므로, 이 이야기는 패스하려고 합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직접적인 논란 보다는 요즘 1박2일을 보면서 들었던 단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번 1박2일 논란은 리얼버라이어티의 아이템에 대한 자기복제가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아이템에 집착할때 리얼함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템에 안주하는 리얼버라이어티의 한계

이번 주말 무한도전과 1박2일은 동시에 과거에 성공했던 아이템을 다시 활용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무한도전은 '유거성'을 탄생시켰던 '네 멋대로 해라' 특집의 아이템을 다시 활용해서 '피디특공대' 특집을 제작했고, 1박2일은 이미 충주대, 백두산편, 거창편의 노래자랑 등에서 활용했던 콘서트 아이템을 다시 활용해서 부산편의 사직구장 아이템을 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은 무난하게 아이템의 자기복제에 성공한 반면 1박2일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1박2일이 저지른 표면적인 실수는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 수만의 야구장을 찾은 팬들과 시청한 수백만의 팬에게 크던작던 경기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주었다는 점입니다. 거창편에서 노래자랑에 출연하며, 충주대와 중국에서 콘서트를 열면서 성공하긴 했으나 사실 콘서트 아이템은 1박2일의 메인아이템은 아닙니다. 하지만 콘서트 아이템은 사용할때마다 성공했고, 부산, 야구열기, 사직구장, 중요경기, 언론의 주목도 등을 따져볼때 당연히 욕심나는 아이템이었을 것입니다.

때문에 1박2일의 고유 아이템인 여행과정이나 관광지 소개도 간략하게 생략하고 사직구장 아이템 그리고 콘서트 아이템에 집중했습니다. 부산편 2편에서 부산의 어떤 모습을 담을지는 모르겠으나 1편만으로는 가히 1박2일 야구특집, 혹은 야구체험이라 불러야 할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작은 규모의 게릴라성 콘서트였던 충주대나 중국과는 달리, 녹화방송인 전국노래자랑과는 달리, 사직구장은 수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주요 생방송경기이자 현장에만 수만의 사람이 운집해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장에서 콘서트 아이템을 사용하려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민박집에서 두어시간 연습한 공연을 가지고 사직구장에 도착한 1박2일 제작진은 실수를 거듭하며 수만관중과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과거 성공한 아이템을 안일하게 자기복제하려다 생긴 현장과의 트러블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1박2일 부산편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인 리얼버라이어티의 특성을 찾아 볼수가 없습니다. 사직구장 하프타임 콘서트라는 거대한 아이템이 리얼버라이어티의 핵심인 캐릭터들의 자유분방함을 잡어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은 시종일관 사직구장의 팬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느라 출연진들의 감탄하는 표정만을 담아내기 바빴습니다.  승기의 허당함도 지원의 초딩함도 다 아이템에 먹혀버렸습니다. 리얼버라이어티 1박2일이라기 보다는 교양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 혹은 '사직구장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역시 지난 아이템을 자기복제한 무한도전은 무난하게 복제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네 멋대로 해라 특집이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미있는 아이템을 뽑아서 무난하게 제작하기 보다는, 지난 네 멋대로 해라 특집에서 비교적 작게 다루어졌던 출연진들의 제작과정을 보다 풍부하게 다루는 것으로 아이템을 확장시킴으로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아이템이 캐릭터들을 잡아 먹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들이 아이템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리얼버라이어티 다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역시 장수하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저력이 느껴지는 특집이었습니다.

1박2일, 뭐가 그리 급한가?

요즘은 무한도전보다 확실히 1박2일이 재미있습니다. 이번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한도전은 다음주에는 재미있을거라는 기대를 하게하고, 슬슬 1박2일은 지겨워져갑니다. 언제부터인가 1박2일에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즐거움인 돌발적인 상황이 줄어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점점 제작진이 준비한 아이템이 늘어나 캐릭터들이 뛰놀 공간을 줄여가고, 이제 성공한 아이템에 대한 단순한 자기복제까지 이어져 지겨워져 갑니다.

1박2일은 리얼버라이어티로서 훌륭한 캐릭터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캐럭터라고 생각하는 웃기지 않는 개그맨 정형돈 이후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은초딩 캐릭터나 이수근 김씨의 달인 캐릭터도 버라이어티에 재미를 더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1박2일이 재미를 만들수 있는 캐릭터들이 좀더 뛰어놀수 있게, 박명수처럼 몇번의 캐릭터 변신을 성공하며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좀더 긴 호흡을 갖는다면, 1박2일은 지금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1위 수성에 급급해 인기 아이템을 자기복제하는데 연연하느라, 실제 지금의 1박2일을 있게한 캐릭터들을 묻히게 한다면 이 1위는 얼마가지 못할 것입니다. 저의 일요일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1박2일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캐논이 아니라 라이카를 샀어야 했다. [일드] 로스:타임:라이프
마지막 4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슨 사진을 찍고 싶은가?

죽기직전, 지난 일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인생을 마감하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몇시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축구의 로스타임처럼 인생을 정리하고 혹은 짜릿하게 역전으로 이끌수도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드라마 로스:타임:라이프가 던지는 상상력이다.

옴니버스 드라마의 1편의 주인공 나카야마는 현장성을 잘 살린 사진으로 상도 받은 보도사진 기자다. 그는 마약사건을 취재하러 나갔다 총에 맞아 살해된다. 살해되기 직전 나카야마에게는 4시간의 로스타임이 주어진다.




인생의 마지막에 찍은 사진이 잘못 찍은 고양이 사진이었다는데 실망한 나카야마는 특종을 찍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고작 불륜 정치인 사진밖에 찍을 것이 없다. 자포자기한 순간 눈에 띈 라이카 카메라. 헤어진 애인을 위한 전용카메라를 발견한 후 나카야마는 옛애인을 만나기 위해 나서지만 이미 그녀에게는 딸이 있다. 그리고 그 딸이 알고보니 자기 딸이더라는... 뭐 이런 이야기다.


다소 진부한 스토리지만 그중 눈길을 끈 소품이 나카야마의 애인전용 카메라이자 후에 딸의 이름이 되는 라이카 M7이다. 클래식한 메탈바디와 검정 그립들, 거기다 레인지 파인더이면서도 조리개우선모드가 가능한 카메라. 라이카사의 명기로 단종된 이후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비싸서 못사기도 하지만 돈이 있어도 구하기 쉽지 않다는 바로 그 카메라다. 관리가 잘 된 것은 렌즈포함 500만원을 호가하는 카메라다. 결국 나카야마의 마지막 사진은 딸 라이카가 라이카M7으로 찍어준 자신을 피사체로 한 사진이 된다.

1편을 보고, 뭐.. 나에게 마지막 4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찍을까...라는 고민을 한번쯤 해보는 것일 일반적인 것이겠지만... 왜 카메라를 캐논을 샀을까하는 후회와 마눌전용으로 라이카를 살 수 없는 경제형편에 짜증이 나는 이상한 감정이입에 휩싸여 버렸다. 라이카라는 이름이 주는 세련됨과 라이카카메라가 뿜어주는 명품의 아우라 대신, 캐논은 애 이름으로 쓰기는 너무 촌스럴뿐이다. 애 이름으로 쓰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 라이카나 롤라이 적어도 로모라도 샀을텐데.. 캐논이라니..

뭐... 어쨌든. 1편을 보고난후 9편까리 내리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만드는, 명작은 아니지만 보는게 즐거운 드라마다. 특히 축구중계를 패러디한 여러 장치들과 심판들의 코믹함이 돗보인다.


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일본의 스타들을 보는것도 큰 재미다. 1편의 주인공인 에이타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미네역을 연기한바 있고, 각 편마다 노다메역의 우에노주리, 전차남의 이토 아츠시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주연들의 이전작에 대한 패러디도 볼 수 있는데 가령 주리편에서 노다메칸타빌레의 OST와 각종 클래식들을 배경음악으로 까는가 하면, 이토 아츠시편에서는 전차남의 오타쿠 이미지를 차용한 만화가 지망생의 오타쿠한 방과 옷차림도 볼 수 있다. 로스:타임:라이프는 이래저래 일본 드라마의 팬들에게는 익숙하고 유쾌한 옴니버스드라마이다.

 

무한도전, 리얼버라이어티 2위가 아닌,
"크로스오버 버라이어티" 막강 1위!


무한도전 좀비특집에 대한 기사와 블로그포스트들을 보다가 든 생각을 포스팅해 봅니다. 대체로 이번 좀비특집에 대해서는 혹평이 대세더군요. 특히나 이름도 낯선 연예신문들은 낮은 시청률을 근거로 들며 이번 좀비특집을 실패로 규정합니다. 리얼버라이어티가 대세인 시대에 리얼버라이어티의 원조 혹은 대표격인 무한도전의 약발은 다한 걸까요... 이 질문이 쫄쫄이 시절 무모한도전의 광팬이었으며 아직까지 토요일 저녁 약속은 잡지 않으면서도, 단 한번도 쓰지 않았던 연예프로그램에 대한 포스팅을 쓰게된 이유입니다. (무도빠란 것을 미리 밝혔으니, 읽고보니 알바네...와 같은 리플은 금지입니다)

무한도전, 리얼의 홍수 시대에 진짜 '리얼'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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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모든 채널은 리얼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합니다. 전국의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시골마을을 찾아가며, 심지어는 결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버라이어티의 오락성을 위한 설정일 뿐, 단어의 뜻 그대로의 리얼이 아닙니다. 리얼버라이어티는 오락성을 위해 설정(리얼이 아닌!)된 틀 안에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패턴으로 진행됩니다. 멤버들의 돌출행동이라는 변수를 가지고 있을뿐 전반적인 설정과 소재라는 상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즉 러닝타임을 채울만한 충분한 설정이 존재하기에 주말 황금시간대에 안정적인 방송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번 무한도전의 좀비특집은 이런 상수를 변수가 뒤집어 버리는 '리얼함'을 보여준 방송입니다. 설정(기획)과 준비로 봐서는 족히 3주는 방영이 가능한 아이템도 진짜 리얼로 놔두면 28분짜리도 안된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파격을 보여줬습니다. 런닝타임을 채우는 것을 우선시 했다면 예고편을 위한 영상을 '리얼로 가장'해서 방영했어도, 기획은 실패했지만 촬영분이 있으므로 편집으로 때우는 것도 가능했지만, 무한도전 제작진은 기획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리얼하게 방영하는 것을 선택함으로서, 리얼 버라이어티의 진짜 리얼을 보여주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으로 인한 리얼버라이어티 실패?
무한도전은 크로스 오버 버라이어티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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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패러디, 무리한 실험으로 프로그램이 실패했다는 지적은 잠시 보류해야 합니다. 무한도전은 현재의 리얼버라이어티들중 가장 불안정한 포멧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니 반대로 혁신적인 포멧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버라이어티들이 일정한 포멧을 가지고 소재를 바꾸어 가며 비슷비슷한 방송을 되풀이할때 무한도전은 소재자체에 포멧을 맞추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갑니다.

무한'도전'이라는 기본 포멧으로 스포츠댄스등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을 뿐만 아니라, 이 포멧에 적합하지 않은 소재가 나타날때는 아예 포멧자체를 바꾸어버립니다. 경주특집이나 가족특집 등은 소재에 맞게 기본포멧을 포기하고 과감히 새로운 포멧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리얼버라이어티라는 한가지 틀에 얽메이지 않고 때로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때로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때로는 에니메이션의 형식을 과감하게 차용합니다. 때문에 무한도전은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이름으로 단순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여러장르의 포멧을 소재에 맞게 활용하는 크로스오버 리얼버라이어티로 봐야합니다.

그리고 이번 좀비특집은 그 절정이 될만한 소지가 충분했습니다. 티비프로그램 특히 버라이어티에서는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 블록버스터 호러영화의 포멧을 차용함으로서 기존에 볼수 없었던 상황과 영상을 담아냈습니다. 특히 영화세트를 이용한 대규모 좀비등장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실패가 아쉽긴 했지만 다수의 캐릭터를 앞세워 쉽게 러닝타임을 채우는 현재의 리얼버라이러티들이 충분히 보고배울, 이런 버라이어티들 밖에 선택권이 없던 시청자들에게 분명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시도였다고 봅니다.


시청률 저조? 제발 계속 저조했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청률저조는 광고유치를 힘들게 합니다. 무한도전의 장기적인 방영을 위해서는 마땅히 시청률이 높기를 바래야 합니다. 잘나가던 시절 20%를 훌쩍 넘던 무한도전의 요즘 시청률은 17%정도입니다. 1박2일의 절반정도의 시청률이죠. 토요일저녁 황금시간대의 막강한 경쟁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높아지지 못하는 또다른 이유는 프로그램의 마이너함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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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위 1박2일이 전국의 좋은 곳을 찾아다닌다는 건전한 주제로 군부대를 방문하는 바람직한 모습에 급기야 백두산에 올라 합수를 하는 훈훈한 방송을 함으로서 전연령대가 거부감을 갖지 않고 즐길수 있는 포멧을 갖추었다면, 무한도전은 전연령대가 만족하며 보기에는 너무 경박스런 멤버들과 소재를 활용합니다.

1박2일의 멤버들이 백령도 해병대를 대하는 모습에서는 국방의 의무가 갖는 신성함에 대한 존경이 느껴지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이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대하는 모습은 '감히 국가대표선수에게'와 같은 어휘를 쓰시는 분들에게는 즐기기 어려운 장면인 것이 사실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레슬링 국가대표들보다 조인성에 열광하고, 에너지절약을 외치기보다 자기 방송분량을 걱정합니다. 때문에 에너지 특집, 지구온난화특집, 올림픽특집과 같이 일반적으로 훈훈해지는 소재의 방송을 해도 1박2일의 백두산 특집과 같은 온가족이 둘러앉아 볼 그림이 안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캐릭터, 자막들로 만들어지는 이런 무한도전의 건방짐, 개인주의, 시니컬함 등은 무한도전이 모든 국민이 즐기는 1위 버라이어티가 되는것을 막을지는 몰라도 무한도전의 팬들에게는 희열을 주는 장치입니다. 아름답고 훈훈한, 건전하고 바른 말은 1박2일의 강호동이 많이 하고 있으니, 박명수와 노홍철은 앞으로도 국가대표선수고 대통령이고 간에 악담과 장난과 무시로 일관해줬으면 합니다.


그래서, 재미있었냐고?
재미없었습니다.


예. 이번 좀비특집, 별로 재미 없었습니다. 이번주는 1박2일이 재밌더군요. 요즘 일요일 저녁 약속도 많이 줄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달쯤 지난후, 여전히 수많은 리얼버라이어티들이 판치는 속에서 기억나는 장면이 있나고 물어보면, 좀비특집이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강호동이 레프팅하던게 인제특집인지 백령도 특집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도, 패밀리가 백미리에 갔는지 백두산에 갔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좀비특집은 기억에 남을겁니다.

빵 터지는 농담과 상황보다도 기억에 남는 버라이어티, 전국민이 같이 웃지는 못해도 나를 웃겨주는 마이너한 감성의 버라이어티. 좀 재미 없어도.. 재미없는 특집이 두세주 이어져도.. 쉽게 토요일 약속을 잡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영화관을 즐기지 않는다.
팝콘 씹는 소리, 오버스러운 관객들의 리액션 소리,
여기저기서 빛을 쏘아대는 핸드폰들,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서 생기는 어깨와 어깨사이의 몇센치의 어색함.
거기다 관객이 많아서 앞줄 구석자리에 앉으면 마름모 꼴로 보이는 스크린까지..
좀처럼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른바 흥행작들은 극장에서 보지 않는다.
혹은 이미 다른사람들이 다 보고 극장이 한산해질때쯤에야 가서 보는 편이다.
그런 내가 올초 최대 흥행작이라는 우생순을 흥행이 한참일때 극장에서 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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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에 시달리는 와이프를 위해서였다.
(결혼생활이라는게 쉽지많은 않다.)

어쨌든 오랜만에 찾은 극장은 내가 싫어하는 그 모든것을 빼놓지 않고 갖추고 있었고, 나는 앞줄 구석에서, 하필이면 아이맥스관이라 크고 휘어진 스크린으로 우생순을 보았다.

각설하고, 우생순은 그런 조건에서 오랜만에 집중해서 볼수 있는 영화였다.
한산한 극장에서 집중하며 본 와이키키브라더스의 감동을,
흥행영화에서도 꿋꿋이 끌어낼 정도로 임순례감독의 연출은 훌륭했다.

여성감독과 실제 아줌마인 문소리, 김지영을 포함 20명이 넘는 여성들이 만들어낸 영화는, 여성, 비인기 스포츠, 이혼녀, 사업에 실패한 가장 등 사회적 비주류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승리를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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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들의 투혼이 올림픽 은메달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비주류, 사회적 약자들의 저 아름다운 도전이, 결국은 마지막 승리의 문전에 무릎꿇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가슴아프기도 했다.

비주류들은 아름다운 승리를 할 수 는 있지만 실제 승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현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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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덧붙여서 좋을건 없지만 그냥 생각나서...)

영화를 보고 나오다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박찬욱이나 강우석이 이 영화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여성감독과 여성배우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영화 우생순...
남성들은 100%몰입하기 쉽지않다.
가령 조금은 약해보이는 경기장면이 그렇다.
제작비가 적어서일까?
우생순의 경기장면은 영화임에도 왠만한 경기의 tv중계보다도 박진감이 덜하다.
몇번의 월드컵을 거치면 HD급 수십대의 카메라로 잡아내는
동작과 표정이 살아있는 스포츠경기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박찬욱이 만들었다면....
좀더 남성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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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소재로 하는 만화를 보면서 드는 어쩔수 없는 아쉬움은....
소리의 부재다.
 
노다메의 실사판이 나왔을때 반신반의 하면서도 일단 반가웠던건 역시 사운드의 구현...
노다메의 성공에 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노다메가 끝나갈 무렵 노다메 에니판 제작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기대했던 것은 바로 이작품
 
'피아노의 숲'의 애니화였고..
드디어 올해 극장판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정말 많이 기다렸다.
(너무하다 싶은 단행본의 발행속도도 이 기대를 부추겼다ㅡ,.ㅡ
연재 시작한지 한 10년은 된것같다 컹....)
 
일본 개봉소식을 들은지 한참 지났는데,
도대체 국내에선 언제나 볼 수 있을라나...
 
[극장판 예고편]
 
[극장판 ost]
 
 
 
극장판 이미지 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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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의 성우가... 여성이라고 한다...
음... 좀 심한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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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발보아

 

"이것은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


록키가 처음 나온것이 76년이었으니, 사실 나는 록키세대도 아니다.
내가 처음 록키를 본것은 아마도 주말의 명화 혹은 비디오였을테고,
영화가 개봉하고 한참, 정말 한참이 지난 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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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린이들이 보고 이해할 만한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필라델피아 광장을 뛰어올라 쉐도우를 한후의 승리포즈,
마지막 라운드를 버텨낸후 토해내듯 외치는 '애드리안!'
그리고 아직도 패러디되는 바로 그 OST, 빠바밤~~은
촌동네 소년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가 미국내 이탈리아인,
헐리웃 영화에서 주로 조폭로 등장하는(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사람 정도?)
사회 하층민들을 그렸다는 것,

 

'단지 마지막 라운드 까지 두발로 서있고 싶다'는 록키의 대사가
이른바 스트릿 정신이라는 하층민의 사회에 대한 항변을 뜻한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에 들어온 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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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록키는 시리즈가 이어지며 최악이 되어간 대표적인 영화다.

4라운드를 전전하며 동네어귀에 살던 하층민 록키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후에,
빠바밤~으로 시작되는 BGM과 헝그리한 연습장면만을 따다가 제작된 속편들은,
어이없게 냉전을 상징하듯 로봇같은 소련선수와의 대결이나,
A-TEAM(A 특공대)의 BA와의 대결같은
흡사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류의 붕어빵을 찍어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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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려 16년이 지나 개봉한 '록키발보아'는...
개그프로 '각기도'에서 이야기 하듯이,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다.

 

굳이 구분해보자면
록키가 있고(록키 오리지날),
록키의 OVA 혹은 TV시리즈 정도가 있고(록키 2-5),
그리고 록키 오타쿠들을 위한 한정판매품으로 바로
'록키발보아'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지,
이것들을 통칭 '록키'로 불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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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발보아는 철저하게 록키 오리지널에 대한 오마쥬이다.

 

빠바밤으로 시작되는 BGM,
필라델피아 광장을 뛰어오른후 내뻗는 주먹이 오마쥬라면,

 

록키가 애드리안을 추모하며 오리지널의 주요 장소를 순회하는 장면과,
그 장면 사이에 나오는 플래쉬백은 오리지널 팬들에 대한 뽀너스이고,

 

경기장면에 나오는 모노톤, 그리고 듀오톤은, 회상신의 모노톤과 겹쳐지며
노골적으로 발보아와 오리지널을 혼동시키고 이것은 록키라고 강요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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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록키 발보아는 록키가 아닌가?
한데 그렇지가 않다는 거다.

 

왜? 록키가 나오니깐!

 

록키 그 자체인 실베스타 스텔론이 각본에 감독까지 해버리니
이것이 록키가 아니라고 부정하기가 또 어려워진다는 거다.

 

비록 마지막까지 두발로 서있고 싶다는 그 처절함이,
노인네의 무료를 달레는 공원 장기판이 되었서도 말이다.

 

그래서 이놈은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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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으로 본 사람들은 너무 화내지 마라.
나는 긍정적 감성으로 작용하는 뇌의 기관에 장애가 있다.
세상이 우선 시니컬하게 보이는 것이다.

내 블로그에 올때,
"늙었어도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록키에 감동먹었어요"라는
글을 읽고자 온것은 아니지 않은가?


 

만화는 숨을 쉰다. 말풍선과 말풍선 사이에서, 칸과 칸 사이에서, 대사와 효과음 사이에서, 의미의 숨을 내쉰다. 흑백의 그림 속엔 색채를 입지 못한 음성들이 들숨으로 나돌고, 그 위엔 형태만 갖춰 입은 동작들이 날숨으로 포개진다. 만화는 음소거의 장르인지라 항상 귀가 외롭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 나름의 재미를 주지만, 그와는 또 별개로 소리의 유혹도 남긴다. 특히 음악을 소재로 하는 만화라면, 주인공의 음성이 독특하다면, 이 유혹은 배가 된다.

‘백독불여일청’(百讀不如一聽), ‘신비스러우면서 육감적이고, 슬픔과 꿈의 조화가 감미로우며, 힘찬 구성에서 스며나오는 영혼의 느낌이 인상적인’ 쇼팽의 <야상곡 9번>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기껏해야 전라도 사투리 정도로 번역되는 일본 명랑 소녀의 말투도 영 내키지 않는다. 그냥 ‘혼모노’(진짜)가 필요한 상황, 사실 만화의 영상화는 외로운 귀가 꾸며낸 오감만족 프로젝트인지도 모른다.

<후지TV>의 게쓰쿠 주자

나노미야 도모코의 인기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드라마로 제작됐다. 10월16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 <후지TV>의 2006년 4분기 ‘게츠쿠’ 작품. 일본에선 월요일 오후 9시에 편성된 드라마를 ‘게쓰쿠’(월9)라 부른다. 이는 <동경 러브스토리> <롱 바케이션> <러브 제너레이션> <프라이드> 등의 드라마를 월요일 9시에 편성해 대히트를 기록한 <후지TV> 사례에서 비롯된 말. 지금도 <후지TV>의 게쓰쿠는 시청률이 높기로 유명하며, 배우들에겐 ‘후지 게쓰쿠 입성’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선망의 대상이다.

12월17일 현재 9화까지 방영, 2화분만을 남겨두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는 1회 시청률 18.2%를 시작으로 평균 18%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4분기에 시작한 드라마 중에서는 시바사키 고우와 아오이 유우가 함께 출연한 <닥터 고토의 진료소>에 이어, 구사나기 쓰요시가 자폐아를 연기하고 있는 <내가 걷는 길>, 중2 소녀가 임신하는 줄거리로 화제가 된 <14세의 어머니>와 함께 2위권이다. 드라마 방영과 함께 시부야구 하라주쿠에는 드라마 속 노다메의 방을 컨셉으로 한 레스토랑 ‘노다메 드 카페’가 문을 열었고, 2007년 1월부터는 <후지TV>에서 <노다메 칸타빌레>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예정이다.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와 블로그를 통해 드라마를 접한 국내 네티즌 사이에선 <노다메 칸타빌레>가 올해 4분기 드라마 중 최고의 인기작이 되고 있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모모카오카 음악대학생들의 성장담을 담은 ‘음악 청춘물’이다. 제목의 노다메는 주인공 노다 메구미의 애칭이며, 칸타빌레는 ‘노래하듯이’란 뜻의 음악용어다. 만화는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피아노과 2학년생 노다메를 중심으로, 노다메가 한눈에 사랑에 빠진 ‘초(超) 엘리트’ 피아노과 3학년생 치아키 신이치, 록의 정신을 계승해 바이올린을 켜는 중화요릿집 ‘우라켄’의 아들 미네 류타로, 치아키사마를 사모하는 아프론 머리의 오까마 팀파니 주자 오쿠야마 마스미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꿈과 사랑, 고민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그린다. 악보를 보지 않고 작곡하듯 연주했던 노다메는 조금씩 음표와 마주하는 법을 배우고, 악보만이 정답이며 자기를 제외한 학생들은 모두 엉터리라고 생각했던 치아키는 조금씩 노다메 스타일에 빠져든다.

드라마는 원작의 줄거리를 충실히 좇아가는데, 연출을 맡은 다케우치 히데키 감독과 각본을 담당한 에토 린은 현재 16권까지 발행된 원작 만화에서 앞의 9권만을 골라 하나의 작은 결말을 만들어낸다. 어릴 적 비행기 사고의 기억으로 비행기 공포증을 갖게 된 치아키(다마키 히로시)가 노다메(우에노 주리)의 체면 치료법으로 다시 비행기에 탈 수 있게 되고, R(별표)S 오케스트라의 크리스마스 연주회에 맞춰 노다메와 치아키의 사랑이 완성되는 것. 드라마에서 치아키가 유학을 위해 혼자 유럽으로 갈지, 노다메와 함께 갈지, 유럽행을 포기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12월4일 <후지TV> 오락 프로그램 <스마스마>(SmapXSmap)에 출연했던 우에노 주리의 말에 의하면 어찌됐든 해피엔딩이 될 거라고 한다. 꺄오~.

일본은 1년을 네개의 쿠루(시즌)로 나눠 거의 모든 방송사가 새로운 드라마를 동시에 시작한다. 또 한국에선 주 2회 방영이 일반적인 것과 달리 일본 드라마는 주 1회 방영이 보통이다.

노다메 스타일의 실사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소리가 가장 궁금했던 만화다. ‘노다메어(語)’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말투가 특이한 노다메는 다른 어떤 만화의 주인공보다도 목소리가 듣고 싶었던 캐릭터. 매회 빠지지 않고 나오는 클래식 연주는 모자란 음악 지식으로 짜맞춰 감상하더라도, 입술을 삐죽 내밀고 중얼거리는 듯한 노다메의 목소리는 말풍선으로 감상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꺄오~’, ‘히야~’로 시작하는 괴성과 간사이 지방 사투리와 경어를 오가는 노다메 특유의 말투는 직접 청취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요소다.

드라마에서 노다메를 연기한 배우는 국내에서 <스윙걸즈>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로 알려진 우에노 주리. 실제로 간사이 지방 출신이기도 한 우에노는 지극히 만화적이지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 노다메를 완벽한 동영상으로 구현해낸다. 고민에 빠져 식욕이 없을 땐 고양이 등을 한 채 터벅터벅 걷고, 자고 있는 치아키에게 몰래 키스를 했을 땐 스커트를 팔랑거리며 ‘휙~’ 하고 달아난다. 난처한 상황에서 양쪽으로 눈치를 보며 대화를 하는 모습은 다람쥐나 햄스터류의 작은 동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녀의 매력은 기괴하면서 귀엽고, 더러우면서 친근하며, 추접스러우면서 사랑스럽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는 치아키를 놓고 노다메와 신경전을 벌이는 마스미(고이데 게이스케)와 노다메에게 홀딱 반한 오보에 주자 쿠로키(후쿠지 세이지)의 대화. 꽃을 들고 노다메를 찾아온 쿠로키는 노다메를 “귀엽고 솔직하고 밝고 상냥하며, 복장은 청초하고, 말투는 곱고 가련”한 여자라고 수식하지만, 치아키사마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전쟁도 서슴지 않는 마스미에게 노다메는 “성격은 무신경하고 뻔뻔하며, 며칠이나 같은 옷을 입고 괴성을 지르는 이상한 여자” 혹은 “언제나 원피스를 입는 건 갈아입기가 편하기 때문이고, 경어체는 사투리를 숨기기 위한 것이며, 주식은 다른 사람의 도시락, 샴푸는 사흘에 한번, 방은 쓰레기통”, 그리고 “돌연 망구스가 되어 춤추기 시작”하는 변태 여자다. 확실히 노다메의 방은 한달 전에 끓여놓아 시커멓게 변해버린 크림스튜와 곰팡이 핀 쌀밥, 쓰레기 더미에서 피어난 버섯으로 엉망진창이지만,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고타쓰(일본의 탁상용 난방기구)처럼 따뜻한 공간이기도 하다.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사실 2005년 10월 <TBS>의 금요 드라마로 기획됐었다. 당시 노다메 역에는 우에노 주리가, 치아키 역에는 인기 댄스그룹 V6의 오카다 준이치가 캐스팅됐으며, 연출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이 하기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오카다 준이치의 소속사 쟈니스가 치아키의 역할을 노다메 못지않은 비중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했고, V6가 드라마 주제가를 부르는 조건으로 <TBS>쪽과 합의를 했다. 하지만 뒤에 이를 알게 된 원작자 니노미야는 드라마 제작을 없었던 일로 하자고 주장했고, 이어서 <TBS>의 드라마 기획은 무산됐다.

에로오야지의 뻥과 만화 캐릭터로 변주된 진심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이야기는 순진해서 표현하기 부끄러운 진심과 이를 감추는 귀여운 농담으로 진행된다. 치아키는 극중에서 몇번의 깨달음을 얻지만 드라마는 교훈을 설파하지 않는다. 치아키가 극도로 무시하고 경멸했던 S오케스트라로부터 감동을 받는 부분. 이 대목을 ‘귀여운 농담’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적인 지휘자 슈트레제만(다케나카 나오토)은 학교의 ‘떨거지들’로 S오케스트라를 만든 뒤 지휘를 치아키에게 맡겨버린다. 자신은 가부키초의 마사지 클럽에 예약이 있다는 것. 피아노과에 재학 중이지만 지휘자를 목표로 하는 치아키는 지휘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지휘봉을 들지만, 성에 차지 않는 단원들의 연주에 매일 고함만 지른다. 콘마스(콘서트 마스터)인 미네(에이타)는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 주법을 응용해 바이올린을 켜고 있고, 단원들은 악보를 보지 않고 멋대로 연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치아키 집에 쳐들어온 노다메는 치아키의 기분을 풀어준다며 만화영화 <프리고로타>를 보자고 한다. <프리고로타>는 우주를 지키려는 주인공과 이를 방해하는 악당 카즈오가 화해에 이르는 이야기. 노다메는 지나가는 말로 “치아키 선배는 카즈오와 닮았어요”라고 하고, 치아키는 여기서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이후 치아키는 미네의 아이디어와 S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장기를 살려 연주를 만들어내고, A오케스트라를 상대로 한 경쟁 정기연주회에서 가볍게 승리를 거둔다.

‘떨거지’와 마사지 예약, 카즈오 등 가벼운 농담처럼 흘러가는 이 대목의 진심은 다음과 같다. 슈트레제만이 모은 S오케스트라 단원은 떨거지가 아니라 ‘노다메과’의 학생들이다. 이들은 모두 악보를 보기보다는 자신의 느낌대로 연주하길 즐긴다. 또 슈트레제만이 S오케스트라 지휘를 치아키에게 맡긴 건 클럽의 예약 때문이 아니라 치아키가 노다메과 학생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다메의 험담은 치아키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다. 여기서 다소 낯뜨거운 진심은 귀여운 만화 캐릭터, 능청스러운 에로 오야지의 뻥, 엽기적인 망상으로 전달된다. 노다메는 “지금까지 사겨본 적이 없는 사람과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슈베르트 곡을 콩쿠르 준비곡으로 선택하고, 슈트레제만은 치아키를 제자로 삼은 이유를 “치아키와 함께라면 클럽에서 난파(헌팅)하기 좋아서”라고 말한다. 즉, <노다메 칸타빌레>는 진심에 가벼운 코믹 분장을 한 채 말을 건다. 치아키가 어릴 때 겪은 비행기 사고는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장난감 비행기로 재현되고, 노다메가 어린 시절 피아노 선생님에게 맞은 기억은 부채 선생과의 방귀체조로 표현된다(노다메는 피아노 레슨 시간에 쇼팽, 베토벤이 아닌 자신이 만든 ‘방귀체조’ 노래를 연주하며 논다). 농담과 진심 사이에서 <노다메 칸타빌레>의 재미가 재생되는 셈이다.

다케나카 나오토는 독일 사람?
세계적인 지휘자 슈트레제만을 연기한 배우는 <쉘 위 댄스> <으랏차차 스모부>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국민 코미디 배우 다케나카 나오토. 그는 독일인 지휘자를 연기하기 위해 코에 실리콘을 덧붙이고, 하얀 장발의 가발을 쓴 채, ‘슈미마솅’류의 ‘도이치 재패니즈’를 구사하고 있다. 에로 ‘오야지’의 변태스러움과 지휘자의 카리스마를 동시에 풍기는 몹시 냄새나는 캐릭터.

콘트라베이스를 등에 업은 소녀

3화에 등장하는 가난한 소녀 사쿠라의 에피소드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농담과 진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가난한 소녀 사쿠라는 사실 결코 가난하지 않은 학생이다. 교통질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매번 연습에 지각하고,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다니며, 노다메가 친구들의 도시락을 훔쳐 먹는 것과 달리 기한이 지난 편의점의 도시락을 훔쳐 먹지만, 이는 바이올린 마니아 아버지가 고가의 악기를 사느라 집의 돈을 모두 탕진했기 때문이다. 사쿠라의 집은 으리으리한 저택이며, 가구엔 차압증서가 붙어 있지만 모두 고가의 수입 제품이고, 숨겨진 방에는 10억원을 호가하는 바이올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결국 노다메와 치아키, 미네는 사쿠라의 아버지를 설득하고, 사쿠라는 생활의 안정을 되찾는다. 한국영화 <다세포 소녀>가 소녀에게 가난 인형을 업혔던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에선 소녀에게 콘트라베이스를 업힌다. 사쿠라의 뒷모습은 멀리서 보면 마치 콘트라베이스가 걸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다세포 소녀>에서 인형이 가난에 대한 일종의 표식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콘트라베이스는 가난 그 자체다. 사쿠라의 아버지는 사쿠라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길 바랐다. 하지만 사쿠라는 콘트라베이스를 택했고, 아버지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바이올린을 그냥 사재기만 했다. 여기서 가난은 철저히 콘트라베이스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사쿠라가 콘트라베이스를 업고 걸어가는 데에는 농담 이상의 진심이 담겨 있다. ‘걸어 다니는 콘트라베이스’ 자체가 가난한 상황에 대한 설명은 물론, 원인과 해결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다세포 소녀>의 인형이 가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것과 대조된다.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농담은 진심에서 시작되고, 진심은 농담의 옷을 입고 표현된다. 유치할 정도로 솔직해서 부담없는 진심, <노다메 칸타빌레>는 클래식에 맞춰 방귀체조를 하는 변태드라마다. 꺄악~.

카즈오쿤은 노다메의 세컨드?
극중에서 노다메가 사랑해 마지않는 남자 카즈오는 만화 <프리고로타>에 등장하는 캐릭터. <프리고로타>는 원작에 나오는 만화책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만화다. 하지만 <후지TV>에서 <노다메 칸타빌레>를 제작하면서 <프리고로타>의 일정 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드라마에 사용됐다. <프리고로타>를 제작한 스탭은 1월 <후지TV>에서 방영될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의 제작진이라고.

음악은 노다메 방귀체조와 함께

<노다메 칸타빌레>는 무엇보다 음악드라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드라마의 문을 열고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로 문을 닫는다. S오케스트라, R(별표)S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장면을 포함해 매회 상당량의 장면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이뤄지며, 극중 흐르는 음악은 인물의 감정을 은유한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음악을 맡은 사람은 핫토리. 핫토리는 일본 드라마 음악이 팝 음악 중심으로 돌아가던 90년대, 처음으로 드라마에 클래시컬한 오리지널 곡을 사용했던 사람이다. 일본에서 요즘처럼 드라마의 O.S.T 앨범이 판매되기 시작한 것도 핫토리 이후.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 드라마 제작과 동시에 ‘노다메 오케스트라’가 결성됐으며, 이들은 드라마의 연주장면에서 노다메, 치아키, 미네 등의 연주 동료로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노다메 드 카페’에서는 노다메가 방영되는 매주 월요일을 ‘노다메 데이’로 지정, 노다메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노다메 오케가 직접 연주한 곡들로 구성된 <노다메 칸타빌레>의 O.S.T도 1월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음악은 ‘노래하듯이’ 흘러간다. 치아키가 새로운 곡에 도전할 때에는 곡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뒤따르지만, 노다메가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슈베르트가 쇼팽이 되고, 쇼팽이 베토벤이 돼도’ 나무라지 않는다. 그래서 <노다메 칸타빌레>의 인물들은 진로와 재능 사이에서 고민하고, 과거의 꿈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단순하지만 통쾌하고, 유치하지만 진심어린 이야기. 딱딱하고 정형화된 클래식 음악을 끌어와 말랑말랑한 ‘모찌’처럼 반죽해놓은 솜씨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묘미이자, 일본 드라마의 재치다. 최소한 <노다메 칸타빌레>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고 유쾌한 베토벤 교향곡을 들려준다. 청춘의 열기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조리하며, 촌스러운 속마음을 능청스러운 코미디로 양념하는 솜씨. 노다메의 크림스튜도 이런 맛이 아었을까. 방귀체조의 위력은 바로 여기서 100만 볼트 이상이 된다, 꺄오~.

노다메는 실존인물?
만화책 <노다메 칸타빌라>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항상 ‘취재에 협조해주신 OO씨, 감사드립니다’란 문구가 있다. 실제로 <노다메 칸타빌레>는 철저한 취재에 의해 탄생한 작품. 니노미야 도모코는 어느 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 한장을 보고 작품을 구상한다. 사진은 온갖 짐들이 널브러진 방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여자의 충격적인 모습. 사진의 주인공은 음대를 졸업한 뒤 피아노 강사를 하고 있는 노다 메구미다. 이후 니노미야는 노다와 전화 통화를 하며 만화의 줄거리를 다듬었고, 어떤 대목에서는 노다가 전화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줬다고. 그렇다면 방귀체조도? 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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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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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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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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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리스트
 
1. 베를리오즈 : 서곡 <로마의 사육제>
 
2. 라벨 : <마 메르 루아>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반느
 
3. 스트라빈스키 : 페트루쉬카
 
4. 라벨 : 물의 유희
 
5. 프랑크 : 피아노, 오보에, 바순을 위한 삼중주곡
 
6. 듀카스 :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
 
7. 모짜르트 : 피아노 소나타 제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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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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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에 수록된 컬러 만화 (2페이지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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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키가 표지인 라이징 스타 오케스트라의
 
싱글 CD가 발매!!! 이걸 사고 싶다!!
 
브람스 교향곡 제1번
 
발매/킹레코드  2800엔(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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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권에서 첫 리사이틀을 한 노다메가 연주한 곡...
 
모짜르트 코스프레가 너무 귀여워!! >_<)/
 
라벨의 『물의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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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의 안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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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가 들어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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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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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CD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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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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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과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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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에서 CD를 꺼내기가 어렵게 되어있어서
 
불편했었는데 vol.2에서는 이렇게 위를 터줘서
 
CD를 꺼내기가 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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