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나는 영화관을 즐기지 않는다.
팝콘 씹는 소리, 오버스러운 관객들의 리액션 소리,
여기저기서 빛을 쏘아대는 핸드폰들,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서 생기는 어깨와 어깨사이의 몇센치의 어색함.
거기다 관객이 많아서 앞줄 구석자리에 앉으면 마름모 꼴로 보이는 스크린까지..
좀처럼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른바 흥행작들은 극장에서 보지 않는다.
혹은 이미 다른사람들이 다 보고 극장이 한산해질때쯤에야 가서 보는 편이다.
그런 내가 올초 최대 흥행작이라는 우생순을 흥행이 한참일때 극장에서 본 이유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격무에 시달리는 와이프를 위해서였다.
(결혼생활이라는게 쉽지많은 않다.)

어쨌든 오랜만에 찾은 극장은 내가 싫어하는 그 모든것을 빼놓지 않고 갖추고 있었고, 나는 앞줄 구석에서, 하필이면 아이맥스관이라 크고 휘어진 스크린으로 우생순을 보았다.

각설하고, 우생순은 그런 조건에서 오랜만에 집중해서 볼수 있는 영화였다.
한산한 극장에서 집중하며 본 와이키키브라더스의 감동을,
흥행영화에서도 꿋꿋이 끌어낼 정도로 임순례감독의 연출은 훌륭했다.

여성감독과 실제 아줌마인 문소리, 김지영을 포함 20명이 넘는 여성들이 만들어낸 영화는, 여성, 비인기 스포츠, 이혼녀, 사업에 실패한 가장 등 사회적 비주류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승리를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담고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히 그들의 투혼이 올림픽 은메달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비주류, 사회적 약자들의 저 아름다운 도전이, 결국은 마지막 승리의 문전에 무릎꿇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가슴아프기도 했다.

비주류들은 아름다운 승리를 할 수 는 있지만 실제 승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현실을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족
(덧붙여서 좋을건 없지만 그냥 생각나서...)

영화를 보고 나오다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박찬욱이나 강우석이 이 영화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여성감독과 여성배우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영화 우생순...
남성들은 100%몰입하기 쉽지않다.
가령 조금은 약해보이는 경기장면이 그렇다.
제작비가 적어서일까?
우생순의 경기장면은 영화임에도 왠만한 경기의 tv중계보다도 박진감이 덜하다.
몇번의 월드컵을 거치면 HD급 수십대의 카메라로 잡아내는
동작과 표정이 살아있는 스포츠경기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박찬욱이 만들었다면....
좀더 남성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지 않았을까...

LIST
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 발보아

 

"이것은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


록키가 처음 나온것이 76년이었으니, 사실 나는 록키세대도 아니다.
내가 처음 록키를 본것은 아마도 주말의 명화 혹은 비디오였을테고,
영화가 개봉하고 한참, 정말 한참이 지난 후였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어린이들이 보고 이해할 만한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필라델피아 광장을 뛰어올라 쉐도우를 한후의 승리포즈,
마지막 라운드를 버텨낸후 토해내듯 외치는 '애드리안!'
그리고 아직도 패러디되는 바로 그 OST, 빠바밤~~은
촌동네 소년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가 미국내 이탈리아인,
헐리웃 영화에서 주로 조폭로 등장하는(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사람 정도?)
사회 하층민들을 그렸다는 것,

 

'단지 마지막 라운드 까지 두발로 서있고 싶다'는 록키의 대사가
이른바 스트릿 정신이라는 하층민의 사회에 대한 항변을 뜻한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에 들어온 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록키는 시리즈가 이어지며 최악이 되어간 대표적인 영화다.

4라운드를 전전하며 동네어귀에 살던 하층민 록키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후에,
빠바밤~으로 시작되는 BGM과 헝그리한 연습장면만을 따다가 제작된 속편들은,
어이없게 냉전을 상징하듯 로봇같은 소련선수와의 대결이나,
A-TEAM(A 특공대)의 BA와의 대결같은
흡사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류의 붕어빵을 찍어내었을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무려 16년이 지나 개봉한 '록키발보아'는...
개그프로 '각기도'에서 이야기 하듯이,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다.

 

굳이 구분해보자면
록키가 있고(록키 오리지날),
록키의 OVA 혹은 TV시리즈 정도가 있고(록키 2-5),
그리고 록키 오타쿠들을 위한 한정판매품으로 바로
'록키발보아'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지,
이것들을 통칭 '록키'로 불러서는 안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 발보아는 철저하게 록키 오리지널에 대한 오마쥬이다.

 

빠바밤으로 시작되는 BGM,
필라델피아 광장을 뛰어오른후 내뻗는 주먹이 오마쥬라면,

 

록키가 애드리안을 추모하며 오리지널의 주요 장소를 순회하는 장면과,
그 장면 사이에 나오는 플래쉬백은 오리지널 팬들에 대한 뽀너스이고,

 

경기장면에 나오는 모노톤, 그리고 듀오톤은, 회상신의 모노톤과 겹쳐지며
노골적으로 발보아와 오리지널을 혼동시키고 이것은 록키라고 강요하기까지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면 록키 발보아는 록키가 아닌가?
한데 그렇지가 않다는 거다.

 

왜? 록키가 나오니깐!

 

록키 그 자체인 실베스타 스텔론이 각본에 감독까지 해버리니
이것이 록키가 아니라고 부정하기가 또 어려워진다는 거다.

 

비록 마지막까지 두발로 서있고 싶다는 그 처절함이,
노인네의 무료를 달레는 공원 장기판이 되었서도 말이다.

 

그래서 이놈은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감동적으로 본 사람들은 너무 화내지 마라.
나는 긍정적 감성으로 작용하는 뇌의 기관에 장애가 있다.
세상이 우선 시니컬하게 보이는 것이다.

내 블로그에 올때,
"늙었어도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록키에 감동먹었어요"라는
글을 읽고자 온것은 아니지 않은가?


 
LIS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