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이하 책)은 존 벡위드라는 저명한 유전학자가 쓴 책이다. 물론 이 저명한 유전학자를 평소에 들어본 적은 없고,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을 뿐이다.

책은 40년간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를 오간 저자의 회고담 형식이다. 그래서, 내가 그랬듯이,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의 '무엇'을 찾으려고 이 책을 고르면 낭패를 보게된다. 과학자거나 과학자를 지망하는 사람에게라면 그 '무엇'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책의 전반부는 skip했다. 빠른속도로 훑고 지나갔다. 일단, 누군지도 몰랐던 저자의 삶이 흥미가 없기도 했고, 그의 과학적 성과는 '문과출신'에게는 외계어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기가 아닌 스킵을 한덕에 후반부의 몇가지 과학적 쟁점의 과정과 내용을 소개받은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책은 잘못된 과학연구 혹은 그에 대한 무비판적 적용이 어떤 후과를 남기는지, 왜 그것이 잘못된 이론인지, 그럼에도 이미 만들어진 잘못된 과학적 관점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설명한다. 20세기 초의 우생학은 '열성'으로 규정한 이들에 대한 불임수술을 강제하는 폭력을 휘두른다. 우생학의 과학적 근거 자체가 취약함에도 일군의 '귀한출신'들이 이주자나 사회적 약자들을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고 통제하려 한 까닭이다.

흥미로운 것은 나치를 격퇴시킨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미국이 홀로코스트의 이론적 근거가된 우생학의 근원지라는 점이다. 저자는 나치의 우생학이론들이 참고하고 인용해 결국 홀로코스트의 근거가 된 것 논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20세기 초에 만들어져 독일로 건너간 것들이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령 최근 사이코패스와 관련되 국내 언론에도 상당히 언급되었던 xyy유전자의 경우도, 초기 연구자들이 교도소 수감자중 xyy유전자를 가진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냈지만, 실제로는 이것은 사회의 일반 인구중 xyy유전자 비율등과 비교한 바가 없고, 실제 특별한 검사를 해야 이 xyy유전자가 밝혀지기 때문에 비교할만한 데이터도 없이 나온 엉성한 연구임이 밝혀졌고, 후에 수많은 반론을 받았다.

xyy유전자에 대한 논란과 반론은 7-80년대에 이루어진 이야기지만, 이미 만들어진 잘못된 인식은 떠돌아 오늘날까지 그 후과를 미치고 있다. 이런 인식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인종주의, 그리고 성에 대한 차별을 합리화 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적을 위해 오용과 악용의 소지가 충분한 분야의 과학연구를 윤리도 없이 진행하는 과학자들도 문제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런 연구들을 자신들의 기득권을 합리화하는데 사용하는 자들이 더욱 큰 악이다.

느닷없이 최근에 '로봇물고기'라는 과학적 성취를 '삽질합리화'에 이용하려던 분이 떠오르는건...
그냥 우연이다.


덧,
70년대에 사회생물학이라는 우생학 혹은 과학적 인종주의를 표방하던 프랑스의 단체 이름이 '뉴라이트'다. 이들의 실제 주장은 나치와 다르지 않았다. 40여년이 지나 한국에 등장한 새로운 보수단체의 이름도 뉴라이트다. 이들의 주장이 박정희 독재 혹은 일제 강점과 다르지 않다.

뉴라이트가 힘을 얻어가는 한국 사회, 혹은 한국의 보수는 정말로 구닥다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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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발보아

 

"이것은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


록키가 처음 나온것이 76년이었으니, 사실 나는 록키세대도 아니다.
내가 처음 록키를 본것은 아마도 주말의 명화 혹은 비디오였을테고,
영화가 개봉하고 한참, 정말 한참이 지난 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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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린이들이 보고 이해할 만한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필라델피아 광장을 뛰어올라 쉐도우를 한후의 승리포즈,
마지막 라운드를 버텨낸후 토해내듯 외치는 '애드리안!'
그리고 아직도 패러디되는 바로 그 OST, 빠바밤~~은
촌동네 소년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가 미국내 이탈리아인,
헐리웃 영화에서 주로 조폭로 등장하는(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사람 정도?)
사회 하층민들을 그렸다는 것,

 

'단지 마지막 라운드 까지 두발로 서있고 싶다'는 록키의 대사가
이른바 스트릿 정신이라는 하층민의 사회에 대한 항변을 뜻한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에 들어온 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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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록키는 시리즈가 이어지며 최악이 되어간 대표적인 영화다.

4라운드를 전전하며 동네어귀에 살던 하층민 록키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후에,
빠바밤~으로 시작되는 BGM과 헝그리한 연습장면만을 따다가 제작된 속편들은,
어이없게 냉전을 상징하듯 로봇같은 소련선수와의 대결이나,
A-TEAM(A 특공대)의 BA와의 대결같은
흡사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류의 붕어빵을 찍어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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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려 16년이 지나 개봉한 '록키발보아'는...
개그프로 '각기도'에서 이야기 하듯이,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다.

 

굳이 구분해보자면
록키가 있고(록키 오리지날),
록키의 OVA 혹은 TV시리즈 정도가 있고(록키 2-5),
그리고 록키 오타쿠들을 위한 한정판매품으로 바로
'록키발보아'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지,
이것들을 통칭 '록키'로 불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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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발보아는 철저하게 록키 오리지널에 대한 오마쥬이다.

 

빠바밤으로 시작되는 BGM,
필라델피아 광장을 뛰어오른후 내뻗는 주먹이 오마쥬라면,

 

록키가 애드리안을 추모하며 오리지널의 주요 장소를 순회하는 장면과,
그 장면 사이에 나오는 플래쉬백은 오리지널 팬들에 대한 뽀너스이고,

 

경기장면에 나오는 모노톤, 그리고 듀오톤은, 회상신의 모노톤과 겹쳐지며
노골적으로 발보아와 오리지널을 혼동시키고 이것은 록키라고 강요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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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록키 발보아는 록키가 아닌가?
한데 그렇지가 않다는 거다.

 

왜? 록키가 나오니깐!

 

록키 그 자체인 실베스타 스텔론이 각본에 감독까지 해버리니
이것이 록키가 아니라고 부정하기가 또 어려워진다는 거다.

 

비록 마지막까지 두발로 서있고 싶다는 그 처절함이,
노인네의 무료를 달레는 공원 장기판이 되었서도 말이다.

 

그래서 이놈은
"록키도 아니고, 록키가 아닌것도 아니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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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으로 본 사람들은 너무 화내지 마라.
나는 긍정적 감성으로 작용하는 뇌의 기관에 장애가 있다.
세상이 우선 시니컬하게 보이는 것이다.

내 블로그에 올때,
"늙었어도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록키에 감동먹었어요"라는
글을 읽고자 온것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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