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뉴스 개편에 즈음해, 블로거로서 다음에 바라는 몇가지.

1. 블로거는 꼭 기자여야 할까?

트래픽 폭탄은 굉장히 끊기 힘든 유혹이다. 국내 최고 메타블로그인 다음 블로거뉴스가 블로거들에게 주는 최대의 메리트는 단연 이 트래픽 폭탄이고, 어느샌가 나는 블로깅을 즐기지 못하고 블로거뉴스가 바라는 글을 쓰고 있다.

양상은 이렇다. 흔한 양상은 제목이 '미칠듯이 섹시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글에 들여야할 정성을 제목을 뽑는데 들이고 있다. 낚시를 넘어서 사기에 가까운 제목들도 보인다.

좀더 중독된 증상은 이렇다. 나는 블로거인데 '기사'를 쓰고 있다. 뉴스를 표방하는 다음 블로거뉴스는 기사로서의 가치를 갖는 글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다보니 시사적 이슈 혹은 취재를 동반한 기사형식의 글이 베스트를 장악한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아는데 다른 분야의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결국, 어느샌가 블로거가 아니라 기자처럼 기사를 쓰고 있다.

물론 블로그는 1인미디어로 작동할수 있다. 그러나 블로그가 곧 1인미디어 그 자체는 아니며, 미디어적 능력(취재능력 혹은 기자작성능력)과 영향력(미디어전문가로서 기자 혹은 유사직종이 갖는 신뢰성)이 블로그를 판단하는 기준도 아니다. 블로그는 사색의 공간이기도, 네트워크의 공간이기도 하며, 발행을 기본으로 하는 미디어적 기능은 이런 블로그 본연의 기능에 대해 후차적인 기능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블로거뉴스는 미디어적인 블로그 중심으로 움직인다. 연말 블로거뉴스 기자상의 현직기자들의 후보독식에 대한 논쟁은 결국 다음의 미디어적인 블로그 편애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본다.

2. 메타블로그 최강자 자리에서 어떤 변화를 모색할 것인가?

어쨌든 블로거뉴스의 미디어블로그 중심의 편집방향은 짧은 기간에 블로거뉴스를 유력한 미디어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오마이뉴스가 이제 시민기자의 비중보다 소속기자 중심의 운영으로 돌아선 이후 블로거뉴스는 그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블로그 서비스이면서도 단순한 블로그 소개와 분류에 그친 네이버보다, 순수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이나 블코보다, 블로거뉴스는 상대적으로 소수지만 역량을 겸비한 파워블로거들의 뉴스가치 있는 글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포털이란 결국 정보를 유통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고, 포털간의 승부가 누가 더 영향가 있는 정보를 모으고 유통시키느냐로 판가름 난다고 볼때, 파워블로거들이 아예 기사형식으로 다듬어놓은 정보를 유통시키는 전략을 취한 블로거뉴스의 시스템은 단연 최고이고, 그래서 이용자수에 관계없이 영향력 면에서 최강자 자리에 등극할 수 있었다.

이미 최강자 자리에 오른 블로거뉴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가지다. 하나는 기존의 미디어 기능을 더욱 강화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1인미디어 부문의 선두로 나서느냐,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드넓은 유저층에서 나오는 저력 혹은 싸이월드가 가지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저력을 흡수해 미디어 최강자에서 블로그 최강자로 이동할 것이냐다.

3. 미디어 편향에서 벗어나, 블로그 네트워크로

개편제안을 빙자해 낮은표현이 블로거뉴스에 요구하고자하는 바는, 블로거뉴스가 미디어편향에서 벗어나 블로그네트워크로 진화해달라는 것이다.

이미 블로거뉴스는 '뉴스답다' 때문에 미디어 기능의 강화는 필연적으로 소수 파워블로거에 의해 주도되고, 대다수 블로거는 독자로 전락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페이지뷰 확대가 목적이라면, 좀더 순도높은 기사를 정교하게 뽑아내는 방식으로의 개편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을 구독자, 추천자로 만들었던 웹 서비스들은 결국 몰락했던 과거를 살펴보면, 이는 좋은 전략은 아니다.

블로거뉴스가 블로그가 가지고 있는 1인미디어적 역할을 이렇게까지 훌륭하게 끌어냈다면, 이제는 블로그 그 자체, 그리고 블로그들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에 관심을 돌리는 것이 블로거뉴스의 발전 방향이라고 본다.

4. 그래서. 이런 것들은 어떨까?

-블로거들의 네트워킹을 강화해보자.

사실 블로거뉴스가 초반에 이런저런 상금을 도입할때만 해도 '포상'이라는 제도가 생소하기도 하고 아마추어리즘을 무너뜨리는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적절한 포상제도는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끌어내는것 같다. 지금의 기사와 추천에 한정된 포상제도를 활용해 블로거들의 더 적극적인 블로깅과 네트워킹을 도모해보면 어떨까?

가령 지금의 추천제도는 추천량을 기본으로 이른바 정직한 추천이라는 옵션이 추가된 제도다. 이를 좀더 포괄적으로 댓글, 트랙백, 구독한 글의 수, 포스팅한 글의 수 등 다양한 블로그 및 네트워크 활동을 평가하는 지수로 변경해보는 것이다. slr클럽등의 활동점수 제도를 참고하면 될 듯하다.

즉 기존의 기사작성과 구독이라는 평면적인 시스템을 댓글이나 트랙백을 통한 의견 제시와 같은 포괄적 네트워크 활동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rss를 이용해 네이버의 오픈케스트와 비슷하게 블로그와 블로그 혹은 블로그와 구독자를 잇는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블로거뉴스 마이페이지의 추천한 기사목록을 조금 손보고 이를 블로그에 달수 있는 위젯으로 만들거나 여기서 많이 등록된 글을 네이버처럼 노출시키는 기능도 고려해볼수 있을 것이다. 기사 뿐 아니라 블로그를 추천하고 소개하는 기능도 추가할수 있을 테고.

이런 일종의 소셜북마킹을 통해서 지금 블로거뉴스가 열린편집이라는 이름으로 담당하고 있는 다양화해서 유저들에게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다. 한 기사 뿐 아니라 댓글, 트랙백, 카테고리, 블로그 자체를 평가하고 이 평가권한을 유저들에게 넘김으로서 블로거뉴스는 블로거와 구독자 그 중간에 편집자 추천자를 갖춘 블로그 네트워크로 변화해갈수 있을 것이다.  그럼 낚시성 제목도, 시사와 연예에 치중된 글쓰기도 조금 줄어들지 있을 수 있고, 블로그 자체를 평가받음으로 해서 좀더 블로그 자체에 대한 애정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랜덤을 추가해보면 어떨까?

물론 다음의 열린편집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의 추천이나 조회만큼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은 또 없을 거라고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사람들의 관심은 한정된 파워블로거와 다음이 선정한 어떤 노출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주 조그많게라도 랜덤을 추가해보면 어떨까? 모두에게 공평한 단지 1초라도의 메인노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블로거뉴스가 하고 있는 신입 블로거기자 추천보다 조금더 효용적이지 않겠나?  그리고 블코나 올블에서 시도하고 있는 자기글 소개하기도 한번쯤 고려해볼만 하다고 본다.

- 블로거뉴스 개편? 블로그 개편이 먼저 아닌가?

물론 지금의 블로거뉴스는 다음 블로그만을 대상으로하는 네트워크는 아니다. 다만, 다음이 블로거뉴스의 개편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바를 좀더 정교한 블로거뉴스가 아니라 '소셜네트워크미디어'로 잡고 있다면, 블로거뉴스의 개편보다 급한것은 블로그 개편이 아닐까한다.

즉 블로그 자체를 소셜미디어 혹은 소셜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개편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 메타블로그인 블로거뉴스에 이런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임시방편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티스토리가 갖는 자유도는 높이 평가한다. 그럼에도 이용하기 난해한 티스토리의 이용자는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외부 블로그로서 티스토리가 갖는 이용의 번거로움도 있다. 때문에 다음 블로그의 개편, 그리고 나아가 티스토리를 포함한 블로그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낮은표현이 원하는, 그리고 소셜네트워크 성격을 갖는 블로그 기능은 가령 이런것들이다.

첫째. 블로그에 메일과 rss 리더 서비스를 추가하자. 고민의 시작은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통해서 모든 것을 해결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메일확인하러 메일페이지로 갔다가, 블로그 하러 블로그 서비스로 이동하는 패턴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블로그에서 기본적으로 메일확인과 rss 리더 서비스를 추가한다면 유저들을 좀더 블로그에 집중하게 할수 있으니 블로그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도 득이 되는 행위일 것이다.

둘째.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하자. 이미 위젯을 통해서는 블로그카페나 구독하는 rss를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아예 블로그에 이런 기능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친구 혹은 이웃맺기의 확장판이라고나 할까? 블로그를 통해서 이웃들의 새글을 확인하고 이를 공개함으로서 블로그가 일종의 소셜 북마크로서 작동되도록 하면 어떨까?

셋째. 글쓰기 폼의 다양화를 시도하자. 각 블로그는 단일한 글쓰기 폼만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을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한 블로그 내에서 사진을 위한 글쓰기 형식, 미투데이처럼 타인의 글을 소개하는 글쓰기 형식, 정보를 소개하는 글쓰기 형식 등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물론 네이버처럼 정형화된 폼에 글자만 써넣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툴 자체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5. 급마무리를 시도하며

블로거뉴스 이용자가 11만명이니 블로거뉴스 개편에 바라는 바는 최소 11만가지는 될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요구를 주저리  하나더 늘어나 보았다.

이거. 이쯤에서 안 접으면 하소연으로 변해갈 것 같아서, 급마무리를 시도한다.

가장 많은 시간을 이용하고 가장 즐겨 쓰는 서비스인 블로거뉴스가, 앞으로도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도 가장 편하고 즐거운 서비스로 개편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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