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you & me 콘서트편이 방영되었다. 뭐. 결론을 잘라 말하자면 '올해 최악의 무한도전'이었다.

이번 무한도전은 '무자막, 무편집'의 무한도전이었다. 각 공연들이 마치 뉴스처럼 하나하나 나열되었으며, 전체적인 콘서트의 통일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거기다 곡명과 가사를 제외한 무자막 편집은 무한도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가수가 아니다. 이들의 삑사리투성이 노래에 열광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 같았으면 그 수준낮은 노래를 소재로 삼은 위트있는 자막이 재미를 더했겠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박명수의 오동도 라이브는 무한도전을 통해서 방영되었을때 대박이었던 것이지, 가요프로를 통해서 그 모습을 봤다면 당연히 '짜증나는' 삑사리일 뿐이다.

이번 '재미없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의 인기에서 제작진이 어떤 영향력을 끼쳐왔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쫄쫄이를 입고 몸개그에 중점을 두던 무한도전 첫번째 시즌과 달리 요즘의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려주는 자막과 정성들여 찍은 장면들을 고급스럽게 편집해, 인위적인 웃음보다는 전체적인 웃음과 감동을 주는 프로로 진보해왔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이런 프로그램이 된데는 멤버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제작진의 기획력과 편집능력이 큰 역할을 해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이 무도팬들이 무도멤버들 못지 않게 김태호피디를 사랑하는 이유다.

이것은 무한도전의 파업이다. 그리고 지지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무한도전의 제작진은 '파업'중이다. 제작진의 공백은 나열식 편집과 무자막이라는 최악의 무한도전 방영분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이 재미없는 무한도전을 두고 제작진의 생산거부를 탓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스타를 내세우는 프로그램이었다면, 그 스타를 보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제작진에게 탓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비중과 제작진의 비중이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등 멤버들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제작진의 프로그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천하의 유재석도 제작진 빠진 무도에서 웃기지 못했다'는 이번 방영분이 그 확실한 증거라고 본다.

결국 일부 언론에서 이야기하듯이 MBC의 파업으로 무한도전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한도전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거란 이야기다. 그리고 다른 외주제작 버라이어티와 달리 사회에 대한 위트있는 풍자도 과감하게 던졌던 그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번 무한도전의 파업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

'편파적(?)인 자막으로 웃기지 말고 몸개그나 해라'는 언론악법에 무도 제작진이 파업을 벌이는 것을 어떻게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경영합리화란 이름으로 스타들 불러다 외주제작으로 무도를 돌려 버릴지도 모르는데 어찌 파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가?

무한도전의 제7의 멤버, 제작진들이 벌이고 있는 무한도전 '파업특집'에, 무도의 오래된 팬으로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마봉춘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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