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 후폭풍을 떠넘기고자 서로 얼굴을 붉혔던 정부와 여당이 내홍을 수습하고 일제히 여론반전을 모색했다. 어제 16일 한나라당, 정부, 대통령은 일제히 서민행보를 하며 서민예산 삭감으로 등돌린 여론을 다시 끌어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독거노인 도시락 보조금과 노인 요양시설 확충 예산을 삭감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쪽방촌의 독거노인을 방문해 겨울철 고충을 청취하고 월동 용품을 증정했다.
연탄보조금을 전액 삭감한 이재오 특임장관은 서울 상계동에서 사회복지법인 연탄은행과 함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특임장관실은 "올 겨울 들어 최저 기온 속에 실시하는 연탄배달 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의 의미를 북돋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직접 챙기고 집행해야할 서민예산을 죄다 삭감한 정부의 김황식 총리는 MBC이웃돕기 행사에 참가해, 결식·장애·조손 가정 아동들에게 전달될 선물인 '사랑의 키트'를 직접 포장하고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연말연시 소외계층에 대한 국민들의 따뜻한 손길을 당부했다.
실직가계 대부 사업비를 삭감한 이명박 대통령은 비슷한 대부 사업인 미소금융 100호점인 노원구 상계5동 노원지점과 상계동 주공아파트 단지내 '나들가게'를 방문하는 친서민 행보를 보였다. 이대통령은 이번엔 목도리도 없이 빈손으로 서민가게를 방문해 또 자신의 어렵던 시절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때웠다.
추위가 다가오는데 당정청이 모두 나서 쪽방촌을 살피고 서민경제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훈훈한 이야기다. 그런데 대통령이 걸그룹 아이돌도 아니고 얼굴한번 보여주고 악수한번 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귀한 대통령님이 '한번 얼굴 보여주는 것으로 예산 퉁치자'는 건가?
당과 정부는 정책으로 서민을 위하고 예산을 집행해서 친서민을 실천해야 정상이다. 방문해서 보고 들은 서민들의 어려움을 정책과 예산으로 해소하지 않고, 그져 얼굴비치고 하루 봉사하고 사진찍는 그것으로 끝이라면 당정청이라는 국가의 핵심 권력을 잡고 있을 이유가 없다. 봉사가 업이라고 생각되면 봉사단체로 가면 된다.

2010/12/17 09:17
2010/12/17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