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나 좀 보내주세요'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쌀 택배로 오는데 걸리는 것 치고는 시간이 좀 오래걸린다고 잠시 생각했으나... 뭐 올라오겠지... 하고 말았다. 몇일 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택배 아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었다. 아저씨 뒤로는 아저씨가 지칠 수 밖에 없을 양의 택배가 있었다....
임신한 며느리 고생할까봐 그러셨을까? 쌀과 함께 온 택배 안에는 온갖 밑반찬이 잔뜩 들어있었다. 깍두기, 열무김치, 콩자반, 심지어 직접 구워낸 김까지... 막내아들 내외에 대한 사랑이 과한건지.. 아님 우리가 밥도 못해 먹고 살고 있는줄 아는지....
짐을 풀다가 마늘을 발견했다.
고향이 마늘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고 부모님도 마늘농사를 조금 지으신다.
마늘은 겨울에 심어서 봄부터 본격적으로 자란다.
그러니까 아직 마늘이 되기전 새싹에서 조금 큰 마늘을 보내신 것이다.
나야 어릴적에 워낙 많이 봐서 뭔줄 알았지 도시서 자란 와이프는 뭔지도 모르는 물건이다.
그런데 이게 뭔지는 알겠는데 이걸 왜 보냈는지는 도통 알수가 없다.
마늘과 마늘쫑이었으면 먹으라고 보낸건줄 알겠는데 이건 뭐에 쓰는 건지 알수가 없었다.
결국 엄마에서 전화해서 알아본 결과.... 무쳐서 먹으면 별미란다.
겉저리처럼 무쳐먹어도 되고, 살짝 데쳐서 무쳐 먹어도 된다고 한다.
노인네들이 시골에서 막내한테 보낼 밑반찬을 싸다가,
이 시기에, 고향에서가 아니면 맛 볼수 없는 별미를 먹이고 싶으셨나 보다.
그렇게 밭에 나가서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마늘을 뽑아서 손질까지 해서 보내셨나보다.
'노인네들... 뭘 이런걸 다...'
이 시기 마늘은 다큰 마늘만큼 맵지는 않지만 제법 마늘향이 강하다.
생으로 먹을 용기가 없어 데쳤다.
저녁을 먹는데.... 고향의 봄 냄새가 났다.
이 계절, 학교갔다 돌아오는 길, 그 마늘밭 사잇길에서 항상 맡았던..
꼭 그 냄새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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