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8 18:02
북한이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북풍'이라는 둥 말이 많다. 하지만 북한이 남한을 압박대상으로 군사실험을 한 예는 없다. 북한이 적으로 상정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그리고 북한의 군사적 행동은 항상 북핵문제, 6자회담과 같이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적 액션으로 사용되었다.
이번 미사일 실험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시리아 핵지원 문제를 계속 물고늘어지며 6자회담을 타결이 어려워지자 나온 카드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것을 개성공단 문제와 연관시키며 남한 총선겨냥용이라느니 호들갑을 떠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잘못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는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협문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현재 방미중인 외교부장관이 미국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여 미국과 같이 북의 심기를 건드린 원인이 크다고 봐야한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조속한 북핵신고를 거듭 촉구한바 있다.
즉 미국이 남한을 끌어들여 북한에 대한 공세를 높이자 무력시위를 한 것이지, 이명박정부에 대한 경고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총선겨냥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때도 북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쏟아내었던 이회창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이명박의 당선이 유력했던 대선에 대한 무력행사도 없었던 북한이다. 그런데 총선용으로 무력사용을 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다.
북한이 생각하는 핵문제를 포함한 군사문제의 대상은 미국이다. 물론 서로를 적국으로 선포하였던 독재정권 시절 북은 남을 미국의 하수인쯤으로 취급하며 군사적 대상에 넣어주었지만, 2000년의 정상회담 이후로 군사적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 이후 남한은 경제협력 및 지원 사업에 대한 파트너로 인식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개성공단 폐쇄도 아니고 전면적 경제봉쇄도 아닌 상주직원 3명의 철수에 대해서 북이 무력을 사용했다고 보도하는 언론이나 북풍이네 뭐네 호들갑을 떠는 정치권은 한참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남북관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무조건 찬성, 남북경협에 대한 부정적 대응과 같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번 북의 미사일 발사에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미사일 발사 이후 남한이 북한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작은 여지를 주는 것이기도 했다. 결국 발생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이명박이 놓아버린 것은 북한문제에 대한 남의 영향력을 상실한 것과 같다. 군사적 대상이 아닌 경제적 대상으로 간접적으로 군사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미치던 끈을 놓아버린 것이다.
현정부와 일부 보수인사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남이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북한문제는 미국이 열쇠를 쥐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보조열쇠를 쥐고 있다. 남한은 그저 자물쇠 옆에 있을 뿐이다. 그것이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는 이유이며, 남한이 6자회담에서 별 영향력이 없는 이유이다. 북은 군사적, 정치적으로는 남한에 바라는 것이 없다.
북한문제에서 남한이 주도권을 잡는 방법은 전쟁이 나는 상황뿐이다. 그럼 군사적충돌의 한 축인 남한이 군사적 주도권을 잡게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바라는 멍청이가 있을까? 마찬가지로 남한이 북핵문제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북의 핵이 남을 향해야하지만, 북은 오로지 미국을 향한 핵이라고 주장하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그런데 뭐하러 핵문제나 남한의 문제라고 주도권을 받으려고 하는 것일까? 핵이 가까이 있어서? 말도 안된다. 그렇다면 중국에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대응을 해야한다.
문제의 핵심은 보수정치인들이 보수성향의 지지자들의 표를 얻으려면 이 문제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데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북한문제에 대한 개입방법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뻥카를 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총선때 안보논리를 주장하며 위험에 대해서 퍼뜨리는 등의 사건이야 워낙 많았다. 아니면 실제로 전쟁이라도 해서 북한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상에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도 많으니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뭐... 이야기가 음모론으로 까지 흘러들어갈 필요는 없을꺼 같다.
단지 분명한 것은 이명박의 대북정책으로 잃어버린 것은 북한문제에 대한 영향력이요, 얻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이 주장했던 대북정책은 실리는 없고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남북관계에서는 실용적이지 않은데 보수표를 집결시켜 정치권력을 잡은데는 실용적이었다고나 할까? 뭐 이것도 실용이라면 실용은 실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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