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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1 12:07
숭례문이 다 타버렸는데, 왠 귀빈용 소방복?

화마가 휩쓸고간 숭례문을 촬영중이었습니다. 숭례문 주변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었고, 인부분들이 나와서 공사용펜스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0시쯤 현장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더군요. 처음에는 과학수사를 위한 전문가나 혹은 문화재청의 관리들인줄 알았습니다. 거침없이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살펴보더군요.

그리고 펜스공사가 일시 중지되더니, 의경들이 몰려오고 폴리스라인이 앞쪽으로 전진했습니다. 조금 지나가 기자들이 더 많이 몰려오고, 검은색 세단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이명박 당선자가 현장에 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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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있는 경호원


대통령당선자라면 마땅히 이 참혹한 현장에 와야겠지요. 다소의 언론플레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충분히 이해할만한 정치적 행동입니다. 다만 문제는 이명박 당선자가 다녀가는 사이에 벌어진 이상한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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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던 중에 한 소방관이 박스하나를 들고 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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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호원과 박스에서 소방복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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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조금 비키고서 박스의 전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귀빈용'이라고 씌여 있더군요. 얼핏보기에도 광이 번쩍번쩍 나는 최고급 소방복을 가져다 놓은 것입니다.


숭례문은 나무들이 많이 타서 더 무너질 수도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서 기자들의 현장출입도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당선자를 위한 최고급 '귀빈용' 소방복이라니요. 사고조사도 하지 않은 사건현장에 저 고급 소방복 입고 당선자에 경호원에 기자에 들어가서 난장판 만들어 놓으라는 겁니까? 아니면 보기 좋게 소방복 입고 사진한장 찍으라는 겁니까?

저런 새 장비를 귀빈용으로 따로 모셔두고서, 불끄는 일선 소방관들에게는 제대로 지급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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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세단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대통령, 국회의원, 경호원들이 내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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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경호원에 둘러 쌓여 이명박 당선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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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방장비를 착용하고 폴리스라인을 넘지 않고 밖에서 몇마디 말을 듣고 그냥 돌아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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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만 온게 아니라 인수위원들까지 대동하고 온 모양입니다. 길가에 2대의 인수위 버스가 주차되어 있더군요. 인수위원들이 버스 2대나 대동하고 올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숭례문 화재 진압 방법에 대해서 말들이 많습니다만 전문가인 소방관들이 위험한 불길속에서 헌신하면서 화재를 진압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보 1호를 화재로 잃었으면 소방관료들은 다른 문화재들은 안전한지, 화재원인은 무엇인지 밝혀내는데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합니다. 그런데 소방관료라는 사람들이 이명박 당선자를 위한 '귀빈용 소방복 세트'나 들고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니,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방전문가들도 아닌 대통령 당선자와 국회의원, 인수위원들이 한창 현장조사와 복구를 해야하는 사건현장에 저렇게 대규모로 방문할 이유가 있을까요? 정말 화재원인을 밝히고 대안을 찾고 싶었다면 전문가를 파견해 보고를 듣는게 좋지 않을까요? 저들이 온다고 한동안 공사와 현장조사가 중단되었습니다. 공무원들이 불려다니고, 경호차량에 인수위차량이 잔뜩 길가에 주차해서 길막히고 정말이지 민폐가 따로 없더군요.

제발 정신줄 놓지들 말고 사세요.
신문에 실릴 사진이 필요해서 그런거라면 제가 뽀샵으로 합성이라도 해드릴께요.



난독증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요약해 드립니다.

이명박이 왔다. (이거 안나빠요!!)
소방관료들이 삽질했다. (이거 나쁩니다!!)
정치인들 대규모로 와서 복원방해하지마라. (대규모를 욕하는 겁니다.)

이명박 욕하는게 아닙니다. 이명박 이름만 나오면 혹시나 욕할까봐 너무 안달하지 마세요.
참고로 전 놈현도 많이 싫어해요. 같이 놈현 싫어하는 사람들 끼리 이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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