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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1 21:38

건설노동자 인터뷰 - 이천화재참사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이천화재참사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①
건설현장 내장공사에서 화재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천화재참사 보상금 합의를 기점으로 여론의 관심은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건설노동자 한분을 인터뷰할 기회가 생겨 이천 화재참사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은 가구도장부터 40년, 건설현장에서 도장작업을 해온지 15년의 베테랑 노동자였습니다. 낮선 건설용어가 어려워 몇번을 되물으며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건설현장의 위험을 알리고자 합니다.



이천화재참사는 내장공사 단계에서 일어났습니다. 건설현장의 내장공사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크게 건설공사는 골조공사와 내장공사로 나뉩니다. 골조공사란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고 내장공사는 뼈대에 벽을 만들고 전기와 수도공사를 하고 칠을 하는 공사들을 이야기합니다. 내장공사는 여러가지 공사부문이 있습니다. 석고판넬로 칸막이를 만드는 내벽공사가 끝나면, 닥트라고 불리우는 환기시설 공사를 합니다. 그 후에 수도배관, 하수도 등의 설비공사를 합니다.  그 뒤를 따라 석고판넬로 천장을 붙이는 공사, 금속 및 목수공사 등의 경량공사를 하면 칠을 하는 도장공사를 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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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건설기간이 짧기 때문에 순서를 지키면서 공사를 하는게 아니라 거의 동시에 작업이 진행됩니다. 특히 각 부분을 서로 다른 업자에게 맡기기 때문에 각 업자들이 일을 빨리 끝내려고 칸막이를 하나 두고 양 옆에서 페인트 공사와 용접공사를 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위험한 현장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건물 내부의 인테리어 공사가 점점 중요해 지면서 좁은 공간에서 수십 수백명이 저런 위험에 노출되어 공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동시공사가 왜 위험한가요?

내장공사는 특성상 인화물을 많이 사용합니다. 가령 도장작업만 보더라도 불이 잘 안붙는 페인트는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인화성이 강한 유성페인트를 신나와 같이 사용합니다. 신경써서 비싼 페인트를 쓰는 현장에서도 인테리어를 위해 금속소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금속소재는 유성페인트를 써야 칠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장에서 유성페인트를 쓴다고 보면 됩니다. 신나는 폭발성이 있고, 페인트는 불에 타면 유독가스를 내뿜습니다. 둘다 인화물입니다. 더구나 작업편의를 위해 스프레이같은 대형 분사기를 통해서 칠을 하면 공기중에 인화물이 떠다니게 됩니다.

그런데 환기시설 공사 등에는 용접과 절단 같은 불을 직접 다루거나 불꽃이 튀는 작업을 합니다. 인화물 바로 옆에서 불을 사용하는 거죠.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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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천참사현장도 그런 위험이 있었겠군요.

이천화재참사현장은 냉동창고 건설현장이었습니다. 냉동창고는 최대한 공기를 바깥과 접촉하지 못하게 해서 낮은 온도를 유지시키는 건물이죠. 그래서 탈출구도 하나밖에 없었던 겁니다. 출구를 줄일수록 외부와의 접촉이 줄어서 온도유지가 용이하기 때문이죠. 이번 화재에서 많이 언급된 우레탄폼도 작은 틈세를 매꾸어서 외부 공기가 침투하지 못하게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인화성도 강하고 유독물질이라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내뿜죠. 거의 밀폐되어있는 공간에서 인화물, 유독물과 불이 같이 있었던 겁니다. 말할수 없이 위험하죠.

왜 그렇게 무리하게 동시공사를 진행하는 겁니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전체공사를 보면 하루라도 일이 일찍 끝나는게 이익이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짧게 잡습니다. 짧은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선 내장공사는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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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하도급방식에 있습니다. 큰 건설회사가 공사를 따면 이 공사를 나누어서 하청업체에 맡깁니다. 그러면 내장공사를 하청받은 회사가 건설을 하는게 아니라 아니라 또 칸막이공사, 닥트공사, 설비공사, 경량공사, 도장공사를 각각 다른 회사에 맡깁니다. 그러면 또 이 회사가 오야지 혹은 십장에게 또 일을 맡깁니다. 그러면 이들이 인부를 사서 그들에게 일을 맡기는 시스템으로 공사가 진행됩니다. 대부분 기본적으로 3-4단계는 도급을 주죠.

이 단계마다 이윤을 남겨먹습니다. 100만원짜리 공사를 받아서 80만원에 하도급하고, 이걸 또 60만원에 하도급합니다. 제가 전에 일하던 한 공사는 1억5천만원짜리 공사였는데 마지막 단계에 가니 5천만원짜리 공사로 둔갑해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걸 막기위해 법에는 2단계까지만 하도급을 줄수 있게 해 놓았는데 지키는 사람도, 단속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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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니 맨 마지막 단계의 하도급, 즉 일을 하는 업체는 아주 작은 일을 싼 가격에 맡게 됩니다. 가령 벽을 칠하는 공사를 맡은 업체는 공사비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빨리 일을 끝내고 다른 일을 해야 먹고 살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옆에서 용접을 하건, 전기설비를 깔건 인화물인 신나와 페인트를 쌓아놓고 칠을 할 수밖에 없죠.

저도 얼마전 화재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내장공사중이었는데 천정에서 용접하던 불똥이 내장재에 떨어져 불이났었죠. 서둘러 소화기로 진화하고 나서보니 근처에 신나가 5통도 넘게 쌓여있었습니다. 만약 운이없게 거기에 불이 먼저 붙었다면 폭발로 이자리에 있을수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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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떤 건설현장이나 다 저렇게 공사를 한다는 겁니다. 불이 나는게 필연인데 운좋게 불안나고 공사를 끝내는 곳이 있는거죠. 그나마 대형 건설사가 직접 공사를 하는 극소수의 건설현장을 조금 사정이 좋습니다. 직접 직원을 고용하고 안전감독을 하기 때문이죠. 그럼 다른현장도 그렇게 해야합니다. 안그러면 또 불나고 또 죽어요.



인터뷰의 초반부에 내장공사 현장의 실상을 듣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 다음엔 하도급방식을 좀더 자세하게 물었습니다. 이야기가 긴 관계로 다음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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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이천 참사의 분명한 원인.

    Tracked from 은파리의 '필 생 연 습' 2008/01/21 21:52 delete

    이천 대형 참사가 발생하자 온갖 미디어 들과 정치꾼들이 참새처럼 여지없이 관행적(?) 주절 거림을 일삼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가져 온 대형 참사다!" "노무현 정권이 가져온 재난이다!" "철저히 원인 규명을 해서 재발 방지를 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언제나 대형 참사가 일어 날때마다 우리가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이야기며 앞으로도 그들은 이 말을 이러한 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입에 달고 살아 갈것이다. 내 그들에게 이번 참사의 분명한 원인에 대하여..

  2. Subject 이천 사고는 쭉 이어질 것이다

    Tracked from 일체유심조 2008/01/22 11:14 delete

    이미 대한민국의 언론에 기대하는 바가 없는 나는 저 비참한 사고를 전하는 티브이와 신문에 눈길을 줄 수가 없다. 저들은 마치 지난 번 사고 때 테이프를 돌려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신문과...

  1. 은파리 2008/01/21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역시 건설현장의 내선전공 입니다.
    건설현장의 하도급이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지켜야할 안전 시설비 마저 처절하게
    빼먹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업안전에 준하여 일하면 중소업체는 살아 남지 못합니다. 그러니 조금 이라도 이윤을 남기려면 무리한 인원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위험하게 일할수 밖에 없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근복적인 대책이 시급 합니다....

    그러한 하도급 관행으로 1년에 몇백명씩 건설 현장에서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있고 그 수 많은 가정들이 고통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욱 우수운것은 그러한 안전 사고가 일어날때마다 근로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몰아가고 보상에 대한 책임에서 멀어져 버리는 대기업들의 횡포는 치를 떨게 합니다.
    트랙백 남깁니다.

  2. 낮은표현 2008/01/21 22:20 address edit & del reply

    큰 기업이면 더 큰 책임을 져야 인정을 받을텐데,
    오히려 책임은 가장 적게지니...

    트랙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