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찍힌 사진이 나에게 공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에 대한 공감은 간혹 사진을 보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상징체계에 의해서 일어나기도 한다.
즉 사진이 별도의 해설없이도 독자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은,
독자가 그것을 자신이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상징체계에 대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위의 사진은 40년 전, 먼나라에서 찍힌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찍힌 저 사진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다면
당신도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상징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진은“꽃과 곤봉” 또는 “소녀와 군인들”이라고 불리는 사진으로 사진작가 리부(Marc Riboud)의 작품이다.
1967년 10월 21일 미국의 워싱턴에서 열린 베트남의 평화를 위한 대행진 때 촬영된 것이다.
그는 이 사진 덕분에 후에 북 베트남 입국 비자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가 비자를 얻기 위해 하노이에 있는 팜 반 동(Pham Van Dong)의 사무실에 들렀을 때
북 베트남의 관리는 리부의 서류를 검사하다가 이 사진을 발견하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리부는 곧장 비자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은 오랜 세월 동안 잘 알려진 상징들을 재현함으로서,
전쟁당사자였던 북베트남의 관리를 울리기도 하고, 40년이 지난 우리에게 의미를 주기도 한다.
사진에 등장하는 소재는 군인, 총, 검 그리고 여인과 꽃이다.
이 소재들은 사회적으로 전쟁과 평화, 폭력과 비폭력, 악과 선, 잔인과 자비 등을 상징한다.
또한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 상징체계는 유효하기 때문에,
40년 전의 사진을 보고도 우리는 이 사진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사진을 볼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상징체계에 그 사진을 대조함으로서 그 사진의 의미를 해석한다.
이는 반대로 우리의 상징체계에 어필하는 사진을 의도적으로 연출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말에 얼굴에 주름진 시장상인 아주머니를 끌어안는 정치인과,
그 사진을 신문 1면에 실어주는 신문들이 불편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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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손 2007/12/31 11:00
사진이라는 매체는 대상을 이미지화하기에 적합한 형식으로 발전해온듯 합니다. 아직도 여전히 이를 이용하는 모습들을 종종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공해와 같은 이미지들은 자칫 역겨움을 담고 있어서 속이 거북해옵니다. 사진 한장으로 많은 걸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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